미 항소법원, 유권자 시민권 일괄조회 제동 유지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유권자 명부를 연방 시민권·이민 자료와 일괄 대조하는 개편된 SAVE 시스템의 사용 중단 조치를 유지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제도의 적법성을 최종 판단한 판결이 아니라, 본안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하급심 결정의 효력을 유지한 것입니다.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9월 4일 국토안보부와 사회보장국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2대 1로 기각했습니다. 다수 의견은 정부가 본안 항소에서 승소할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레고리 캐처스 판사는 반대 의견을 냈으며, 법원은 당사자들에게 신속한 항소 일정을 제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는 정부기관이 공공혜택이나 면허 등의 자격을 심사할 때 특정 개인의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을 확인하는 데 사용해 온 시스템입니다. 기존 방식은 주로 개인별 조회였고, 국토안보부가 보유한 외국인등록번호 등 이민 관련 식별정보를 이용했습니다.
2025년 개편된 SAVE는 사회보장국 자료와 연결돼 전체 또는 일부 사회보장번호로 검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국토안보부 이민 기록이 없는 시민도 조회 대상에 포함됐고, 여러 사람의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대량조회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지난 6월 국토안보부가 개편 시스템을 시행할 법적 권한이 부족하고, 사회보장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새 기능과 관련 기록공고를 무효화했습니다. 이번 항소심 결정에 따라 사회보장번호 검색과 유권자 명부 대량조회 기능은 당분간 중단됩니다. 다만 기존 SAVE를 통한 개인별 신분 확인까지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는 이미 미국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유권자 자격 확인 자체보다 연방기관이 개인정보를 공유할 법적 근거가 있는지, 자료의 정확성이 충분한지, 대규모 조회 과정에서 적절한 보호 절차가 마련됐는지에 있습니다.
법원 기록에는 귀화 이후에도 사회보장국 자료에 비시민권자로 남아 있던 사례가 제시됐습니다. 연방기관들도 사회보장국의 시민권 자료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최신 상태가 아닐 수 있고,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인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스턴 지역 한인 사회에서는 귀화 시민권자와 처음 투표하는 유권자가 이 사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매사추세츠 유권자의 등록 상태를 자동으로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이사나 이름 변경 등으로 기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투표를 앞두고는 지역 선거 당국의 공식 등록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항소법원이 본안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한 만큼, 개편된 SAVE의 장기적인 사용 가능 여부는 후속 판결에서 다시 다뤄집니다. 앞으로는 사회보장번호를 포함한 연방 개인정보의 공유 범위와 오류 정정 절차, 주·지방 정부가 조회 결과를 유권자 관리에 활용할 때 적용할 기준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