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표적 관세’ 검토…세부 기준은 아직 미정
미국 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표적 관세’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관세율과 적용 품목, 국가별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기업의 조달 비용이나 소비자 가격이 당장 달라지는 단계는 아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9월 2일 CNBC 인터뷰에서 반도체에 대해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에는 관세 부담을 덜어주고, 해외 생산품에는 관세를 적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관세와 투자 혜택을 연계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유도하려는 구상이다.
미국은 앞서 1월 14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부 첨단 컴퓨팅 칩과 관련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대상은 반도체 전반이 아니라 엔비디아 H200과 AMD MI325X 등 특정 고성능 제품을 포함한 좁은 범위다.
이 조치에는 미국 내 연구개발, 스타트업, 공공 부문, 비(非)데이터센터 소비자·산업용 애플리케이션 등에 사용되는 수입품을 위한 예외가 포함됐다. 데이터센터 예외도 미국 내 모든 데이터센터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칩이 미국 내 데이터센터용으로 수입되고, 최종 용도 확인 등 미 상무부와 세관이 정하는 시행 요건을 충족해 예외 대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백악관 포고문은 관련 행정 절차와 인증 기준을 상무부가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기존 조치보다 폭넓은 후속 관세 체계가 논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새로운 관세가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다. 한국 대통령실도 9월 3일 미국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한국 기업에 불리한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공급망에서 비중이 크다. 이에 따라 최종 정책에서 한국산 제품에 어떤 조건이 적용되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미국 투자 기업의 생산 계획이 관세 감면 기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반도체 관세의 영향이 대학 연구실과 인공지능·바이오 기업, 컴퓨팅 인프라와 전자기기 시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향후 적용 범위가 서버나 반도체가 들어간 완제품까지 확대되면 연구장비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의 조달 비용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는 현재 검토 단계의 가능성이며, 유학생과 연구자·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미국 정부의 공식 시행 문서와 적용 품목, 한국산 제품에 대한 조건, 미국 내 생산 투자에 따른 관세 감면 기준이다. 실제 생활과 연구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최종 관세율과 예외 요건, 시행 시점이 공개된 뒤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