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경제 소폭 성장…채용·물가·주택은 엇갈린 흐름
미 연방준비제도가 9월 2일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보스턴을 포함한 뉴잉글랜드 경제는 최근 소폭 성장했습니다. 소비와 생산, 대출이 완만하게 늘었지만 고용과 주택시장에서는 업종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의 향후 전망도 물가와 금리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이전보다 다소 신중해졌습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소비지출이 전체적으로 미미하게 증가했고, 제조업 활동과 은행 대출도 소폭 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고용과 임금 역시 조금 증가했지만 업종별 차이는 뚜렷했습니다. 제조업과 관광·소매업 등에서는 인력이 늘어난 반면, 병원과 금융서비스 분야 고용은 대체로 제자리였습니다.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중간 규모의 감원이 보고됐고, 한 대학은 채용을 동결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ADP 민간고용 보고서도 채용시장의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미국 민간 부문은 8월 3만8천 개의 일자리를 추가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습니다. 뉴잉글랜드의 증가분은 1만2천 개였습니다.
업종별로는 미국 전역의 교육·보건서비스 고용이 4만5천 개 늘었습니다. 반면 제조업은 1만7천 개, 전문·비즈니스서비스는 1만6천 개 감소했습니다. ADP 통계는 2천600만 명이 넘는 민간 근로자의 익명화된 급여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독립 지표입니다. 미 노동부의 공식 고용통계와 조사 방식이 다르므로, 노동시장의 방향을 판단할 때는 9월 4일 발표 예정인 8월 공식 고용보고서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 한인 유학생과 구직자에게는 전체 고용 수치보다 전공과 업종에 따른 차이가 중요한 대목입니다. 전국적으로 교육·보건 분야의 고용은 증가했지만, 뉴잉글랜드 고등교육 기관에서는 비용 조정과 채용 억제 움직임도 관찰됐습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 취업을 준비한다면 각 기관의 채용 공고와 연구비·예산 상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주택시장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이어졌습니다. 뉴잉글랜드의 단독주택과 콘도 거래는 완만하게 늘었고 평균 매매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뉴잉글랜드 주에서는 매물 재고가 소폭 증가했지만, 매사추세츠에서는 재고가 계속 감소했습니다. 다가구 임대주택은 공실률이 조금 높아졌고 건설은 둔화했습니다. 같은 뉴잉글랜드 안에서도 거주 지역과 주택 유형에 따라 세입자와 구매자가 체감하는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가는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식당들은 식품과 에너지 비용에 대응해 메뉴 가격을 올렸고,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도 연료·운송비 부담을 언급했습니다. 관광업계에서는 고급 숙박시설의 가격 상승폭이 비교적 컸고, 중저가 숙박시설은 상승폭이 제한적이었습니다. 외식비와 여행비처럼 한인 가정과 유학생이 자주 접하는 지출에서도 품목별 차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에너지 가격과 관세 가능성, 중동 정세, 장기금리를 주요 불확실성으로 꼽았습니다. 이번 베이지북은 8월 24일까지 수집한 기업·기관 관계자들의 의견을 정리한 정성적 보고서입니다. 뉴잉글랜드 경제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신호는 아니지만 성장 속도는 완만하며, 채용과 생활비 부담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노동부의 공식 고용보고서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 매사추세츠 주택 재고 변화가 지역 생활경제의 흐름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