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학가, 컴퓨터과학 등록 감소 속 ‘AI 융합 교육’ 확대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정보과학 전공 등록은 줄어드는 반면, 인공지능(AI)을 독립 전공으로 만들거나 다른 학문과 결합해 가르치는 움직임은 넓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단순한 코딩을 넘어 각자의 전공에서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교육과정을 바꾸는 흐름이다.
시카고의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NEIU)는 2026년 가을 AI 학사과정을 시작한다. 대학 공식 발표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공립대 가운데 처음 개설되는 AI 학사과정이다. 프로그래밍과 수학, 자료구조를 기초로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데이터 분석 등을 가르치며 책임 있는 기술 활용과 공정성, 사회적 영향도 교육과정에 포함한다. 사전 경험이 없는 학생도 입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대학 측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컴퓨터과학 계열의 등록 감소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내셔널 스튜던트 클리어링하우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6년 봄 미국 4년제 학부의 컴퓨터·정보과학 등록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감소했다. 다만 이 수치는 해당 분야 전체의 교육 수요나 장기적인 취업 전망이 같은 폭으로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대학들은 AI 교육의 범위를 오히려 여러 전공으로 넓히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퍼듀대는 AI 관련 졸업 요건을 도입했고, 오하이오주립대는 실습을 포함한 AI 활용 역량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하버드대 신입생 글쓰기 수업에서는 대규모 언어모델의 작동 원리와 함께 저작권, 허위정보 문제를 다룬다. 심리학·경영학·음악 등 비컴퓨터과학 분야에서도 AI 부전공과 자격과정이 늘고 있다.
관련 직종의 고용 전망도 등록 추세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품질보증 분석가·테스터의 전체 고용이 2024년부터 2034년까지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BLS는 AI와 사물인터넷, 로봇공학을 비롯한 자동화용 소프트웨어 개발 확대가 이들 직종의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설명한다. 다만 이 전망은 여러 직종을 묶은 장기 추계이므로, 특정 AI 전공의 취업을 보장하는 지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보스턴 지역 한인 유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전공 명칭보다 실제 교과과정을 살펴보는 일이 중요해졌다. 같은 AI 전공이나 부전공이라도 수학·컴퓨터과학 중심 과정과 경영·인문사회 분야의 활용 중심 과정은 필수 역량과 진로가 다르다. 필수과목, 기초수학 수준, 인턴십과 연구 기회, 졸업 후 진로를 함께 비교하고 국제학생에게 적용되는 학교별 학사·취업 지원 기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매사추세츠 고등교육 현장에서도 생성형 AI를 평가와 학습에 책임 있게 활용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매사추세츠 고등교육부가 지원한 관련 안내서는 기술 이해, 편향과 정확성 점검, 인간의 감독, 교육 데이터 보호 등을 주요 고려 사항으로 제시한다. 앞으로는 대학들이 AI 교육을 얼마나 폭넓게 개설하는지뿐 아니라, 기술의 원리와 한계, 전공별 활용, 윤리적 판단을 교과과정에 얼마나 균형 있게 담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