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생시민권 제한 재추진…유학생 자녀 전체 대상은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6일 출생시민권 적용 범위를 좁히고 이른바 ‘원정출산’ 단속을 강화하는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이 불법 또는 임시 체류 중인 부모에게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도 시민권자라고 판단한 뒤, 종전보다 제한된 대상을 중심으로 정책을 다시 추진한 것이다.
새 행정명령은 합법적인 학생·취업비자 소지자를 포함해 미국에 일시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의 자녀를 시민권 대상에서 제외하려 했던 기존 명령과 범위가 다르다. AP와 Axios에 따르면 주요 대상은 외국 정부를 위해 근무하는 일부 비시민권 외교 인력의 자녀, 미국이 ‘적국 국민’으로 분류한 사람이나 연방정부 지정 테러단체 소속자의 자녀, 시민권 취득을 목적으로 입국 과정에서 사기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는 사례 등이다.
미국령에서 태어난 사람의 시민권 문제도 새 구상에 포함됐지만, 이 부분은 의회가 관련 법률을 변경해야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행정명령만으로 즉시 시행되는 조치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명령은 자녀의 미국 시민권 취득을 주된 목적으로 관광비자를 신청하거나 입국하는 ‘원정출산’과 관련 알선업체에 대한 심사와 단속을 강화하도록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지시한다. 미국은 이미 출산을 통해 자녀에게 시민권을 취득하게 하는 것이 관광비자 신청의 주된 목적이라고 판단되면 비자를 거절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관련 규정의 집행 지침을 보강하고 국내외 알선 산업에 대한 대응을 확대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보스턴의 한인 유학생과 연구자, 주재원 가정이 우선 확인할 점은 이번 발표가 합법적인 학생·취업 신분으로 체류하는 외국인의 미국 출생 자녀 전체에서 시민권을 일괄적으로 박탈하는 조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적용 대상은 이전 명령보다 좁으며, 실제 판단 기준과 시행 절차는 국무부·국토안보부 등 연방기관의 후속 규정과 지침을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법적 논쟁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방대법원은 6월 30일 ‘트럼프 대 바버라’ 판결에서 불법 또는 임시 체류 중인 부모에게서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도 수정헌법 제14조와 연방법에 따라 출생과 동시에 시민권을 취득한다고 판단했다. 다수의견에 참여한 대법관 5명은 헌법상 권리를 인정했고,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연방법을 근거로 기존 행정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별도의 의견을 냈다.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새 명령도 헌법과 연방법에 어긋날 수 있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제기했다. 출산이나 비자 신청·갱신을 앞둔 가정은 소셜미디어의 포괄적인 해석보다 공식 지침과 개인별 체류 기록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는 행정명령의 세부 문구뿐 아니라 시행일, 연방기관의 후속 지침, 법원의 집행정지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