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외산 로봇·전력 인버터 신규 승인 제한…보스턴 연구기관도 영향 주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해외에서 생산된 첨단 이동형 로봇과 전력 인버터를 국가안보상 위험이 있는 장비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의 신규 모델이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강화된 승인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다만 기존에 FCC 승인을 받은 모델의 사용과 판매가 이번 조치로 즉시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FCC가 7월 28일 발표한 조치는 네트워크 연결과 원격 제어 기능을 갖춘 장비가 해킹, 정보 수집 또는 공급망 교란에 악용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적용 대상에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른바 ‘로봇 개’로 불리는 사족보행 로봇을 비롯한 해외산 첨단 이동형 로봇이 포함됩니다.
태양광 발전과 배터리 저장장치, 데이터센터 등에서 직류 전력을 교류로 바꾸는 연결형 전력 인버터도 대상에 들어갔습니다. FCC는 미국 전력망에서 인버터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통신 기능이나 원격 제어 체계가 사이버 공격과 공급망 조작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제조사의 국적과 관계없이 해외 생산 장비를 대상으로 하지만, 시장 구조상 중국 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AP통신이 전한 시장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약 85%를 차지합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가안보의 범위를 확대해 중국 기업을 제한하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규제의 범위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주로 앞으로 FCC 장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신규 모델에 적용됩니다. 이미 승인을 받은 로봇과 인버터 모델은 계속 수입·판매·설치될 수 있으며, 현재 사용 중인 장비에 일괄적인 교체 의무가 생긴 것도 아닙니다. 해외 제조사가 관계 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 신규 모델도 예외적으로 미국 시장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대학 연구실과 스타트업이 해외산 이동형 로봇을 교육·실험·산업 협력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어 향후 장비 조달 과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 장비를 도입하려는 기관은 해당 모델의 기존 FCC 승인 여부와 조건부 승인 적용 여부를 구매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비용이나 연구 일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개별 제품의 승인 과정이 진행돼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매사추세츠에 기반을 둔 보스턴 다이내믹스도 지역 독자에게 익숙한 관련 기업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 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규제가 미국 내 생산과 연구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지, 해외 부품 조달과 국제 공동연구의 선택 폭을 좁힐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현재 장비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연구기관이 서둘러 교체에 나설 상황은 아닙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FCC가 공개할 세부 예외 기준과 개별 모델의 승인 결과입니다. 이 과정이 보스턴의 로봇 연구 생태계와 한미 기술 협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