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정위,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배터리 정보 은폐 제재…배터리 출처 표시 중요성 다시 부각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 정보를 누락·은폐한 행위를 문제 삼아 시정명령과 함께 11.2 billion won(112억3,900만 원, 약 760만 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제재 대상은 EQE·EQS 일부 모델의 배터리 셀 공급사를 실제와 다르게 안내한 행위다. 공정위는 벤츠 측이 딜러 교육과 판매 지침에서 이들 차량이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일부 차량에 중국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 셀이 들어갔고 이 사실이 판매 지침과 소비자 안내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당시 출시된 EQE 6개 모델 가운데 4개, EQS 7개 모델 가운데 1개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는데도 관련 정보가 판매 지침에서 빠져 있었다. 공정위는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성, 구매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정보라고 봤다.
이번 조치는 2024년 8월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 전기차 화재 이후 커진 배터리 정보 공개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공정위는 법 위반 기간인 2023년 6월부터 2024년 8월까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 약 3,000대가 판매됐고, 관련 판매금액은 약 2,810억 원이라고 밝혔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의 약 4% 수준으로, 현행법상 가능한 최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피해 차주의 권익구제 필요성을 고려해 언론 공표 명령도 함께 내렸고, 독일 본사와 한국 법인이 판매 지침 작성과 배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공정위 판단에 동의하지 않으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스턴의 한인 독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한국 시장 뉴스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기차를 고를 때 배터리 제조사, 리콜 이력, 충전 및 화재 관련 공지처럼 핵심 부품 정보가 실제 구매 판단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한국 귀국을 염두에 두고 차량 구매를 비교하거나 미국에서 중고 전기차를 알아보는 유학생·거주민이라면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차량별 배터리 사양, 공개 정보의 일치 여부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점검 포인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