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기술 탈취·금융사기’ 재판 시작…미·중 기술 갈등 주목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연방 형사재판이 9월 8일 뉴욕에서 시작된다. 뉴욕 동부연방지방법원은 이날 배심원 선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검찰은 화웨이와 일부 계열사가 미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확보하고 전신·은행 사기 등에 관여했다고 주장한다. 화웨이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2019년 화웨이와 관련 계열사들을 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2020년에는 공갈조직범죄방지법(RICO) 위반 공모와 영업비밀 탈취 공모 혐의를 추가하면서 사건 범위를 확대했다. 검찰은 화웨이가 미국 기술기업들의 지식재산을 장기간에 걸쳐 확보하려 했으며, 이란 관련 사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을 오도했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 측은 공소 내용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않고 일부 주장은 미국 밖에서 발생한 행위에 미국법을 부당하게 적용한 것이라고 항변해 왔다. 또한 검찰이 제시한 사실관계가 미국 내 전신·은행 사기 혐의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사건 기각을 요청했다.
재판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현재까지 검찰이 제기한 혐의다.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화웨이와 관련 피고인들은 무죄로 추정된다. 배심원단은 향후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검찰이 각 혐의를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입증했는지 판단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한 기업의 형사책임을 가리는 절차인 동시에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통상 갈등과 맞닿아 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뿐 아니라 인공지능용 반도체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산 첨단 반도체와 관련 기술 접근을 제한해 왔으며, 중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는 입장이다.
보스턴 지역 한인 유학생이나 주민의 비자와 일상 소비에 당장 직접적인 변화가 생기는 사안은 아니다. 다만 대학과 연구기관, 바이오·반도체·통신 분야 기업이 중국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거나 장비와 기술을 이전할 때 적용되는 수출통제와 연구보안 규정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수 있다. 관련 연구자와 기업 종사자는 재판에서 제시되는 주장과 미국 정부가 실제로 시행하는 제재·수출통제 조치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검찰이 조직적인 영업비밀 탈취와 금융사기 주장을 어느 정도 입증하는지, 화웨이 측의 관할권과 증거 관련 항변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재판 결과와 별도로 미·중 기술 경쟁 속 수출통제와 공급망 정책이 어떻게 조정되는지도 한국 기업과 보스턴 지역 연구기관이 지켜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