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재개에 추가 조건…에너지 가격 불확실성 이어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에 앞서 미국의 군사행동 종료와 제재 해제, 동결자산 반환 등을 요구하면서 오만이 중재해 온 항행 협상의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습니다. 미국은 이란의 새 요구에 즉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해협 재개 시점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8월 8일 미국이 이란과 역내 무장세력을 상대로 한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고,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와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과 해외 동결자산의 조건 없는 반환도 요구했습니다.
같은 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오만과의 항행 관리 협상이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만 정부도 논의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란은 항로 운영 합의와 별도로 해협을 다시 여는 데 필요한 조건들이 남아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논의되는 임시안은 선박이 이란에 가까운 항로를 통해 해협으로 들어가고 오만에 가까운 항로로 나가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임시 운영 기간에는 통행료나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 최종 서명 전인 잠정안인 만큼 세부 조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에너지를 세계 시장으로 운송하는 핵심 통로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이곳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약 2천만 배럴로, 세계 해상 석유 거래의 약 25%에 해당했습니다. 통과 물량의 약 80%는 아시아로 향했으며, 한국과 일본은 이 항로를 지나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분류됩니다.
천연가스 시장과의 연결도 큽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의 액화천연가스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물량은 세계 LNG 거래의 약 19%를 차지합니다. 우회 수송 수단이 제한적이어서 통항 차질이 길어지면 아시아와 유럽의 LNG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 한인 독자에게는 주유비와 항공권, 한국 방문 비용을 살필 때 참고해야 할 변수입니다. 해협 통행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면 국제 유가와 항공유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지만, 협상이 늦어지거나 상선 안전 문제가 계속되면 가격 변동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천연가스 시장의 경우 풍부한 국내 저장·공급량과 단기간에 LNG 수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시설 여건 때문에 해외 시장보다 영향을 덜 받아 왔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으로는 이란과 오만의 잠정안이 실제 합의와 서명으로 이어지는지, 미국이 이란의 추가 요구에 어떤 공식 답변을 내놓는지, 상선의 안전한 통과가 실질적으로 회복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활비나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뿐 아니라 최종 합의와 실제 선박 운항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