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번 SES AI, 개인용 eVTOL 배터리 팩 개발…충주 라인은 단계적 증설 계획
매사추세츠 워번에 본사를 둔 SES AI가 개인용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개발사 도로니 에어로스페이스와 배터리 팩 공동개발에 나선다. 대규모 양산 주문이 아니라 설계·시험 단계의 협력인 만큼 당장의 매출이나 채용 확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스턴권 배터리 산업의 적용 분야가 전기차에서 드론·로보틱스·항공 모빌리티로 넓어지는 흐름은 확인할 수 있다.
SES AI는 8월 3일 도로니의 2인승 개인용 eVTOL ‘H1-X’에 들어갈 배터리 팩을 설계하고 개발·시험·납품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eVTOL은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전기 항공기다. SES AI는 배터리 셀뿐 아니라 여러 셀을 묶고 냉각·충전·안전 기능을 통합하는 팩 단위 개발을 맡는다.
도로니는 H1-X의 최고속도를 시속 120마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공시된 예상 항속거리는 60마일이며, 제품 출시가 가까워지면 100마일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2028년 출시와 고객 인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2025년까지 매출이 없었던 개발 단계 기업이다. 비행시험과 연방항공청 인증, 자금 조달, 생산체계 구축이 남아 있어 사전주문이나 목표 성능을 확정된 판매 실적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배터리의 적용 분야가 달라질 때 요구되는 기술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eVTOL은 자동차보다 무게에 민감하면서 이륙 순간에는 높은 출력을 요구한다. 고장이 비행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뿐 아니라 열 관리,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장 진단, 셀 간 편차 관리, 시험 이력과 안전 문서화가 중요하다. 소재 성능을 실험실에서 확인하는 것과 실제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작업이 사업화의 핵심이다.
SES AI는 리튬메탈·리튬이온 배터리와 인공지능 기반 소재 탐색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회사의 2026년 1분기 자료에 따르면 한국 충주 생산라인은 전기차용 파우치 셀에서 드론 규격 파우치 셀 생산용으로 전환됐다. 다만 이 라인이 이미 연간 100만 셀 생산능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SES AI는 전환된 라인을 앞으로 점진적으로 증설해 연간 100만 셀 이상 규모로 확대하고, 제조 품질과 비용 관리를 위한 AI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충주에서 생산한 샘플 셀을 방산·상업용 드론 고객에게 보내 평가와 인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1분기에는 AI 플랫폼에서 찾은 소재를 시험하는 고객 약 6곳이 2단계 시험을 진행했으며, 분기 매출은 670만 달러였다. 2026년 연간 매출 전망은 3,000만~3,500만 달러로 유지됐다. 현재 매출의 중심은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이고 드론 샘플과 AI 플랫폼 구독 매출의 기여는 아직 작다는 점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는 AI가 사무 업무 자동화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후보 소재를 좁히고 실험 순서를 정하며 제조 데이터를 관리하는 물리 산업의 개발 도구로 확장되는 사례다. 동시에 AI가 제안한 소재나 설계를 실제 시험 결과와 대조하고, 품질과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지 검증하는 사람의 역할도 커진다.
보스턴권 취업시장에서는 ‘AI 연구자’라는 단일 직함보다 배터리와 항공 시스템을 연결하는 직무를 살펴볼 만하다. 배터리 팩 설계, BMS 펌웨어, 열·구조 해석, 시험 자동화, 품질 데이터 관리, 제조가능성 설계, 항공 안전 문서화가 대표적이다. AI 모델의 결과를 실험 데이터로 검증하고 그 이력을 규제 문서로 전환하는 역할도 제품화 과정에서 중요해질 수 있다.
유학생과 이직 준비자는 채용공고에서 AI라는 표현만 찾기보다 셀 테스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배터리 상태 추정, 신뢰성 검증, 시스템 엔지니어링처럼 실제 제품 개발과 연결된 역량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하드웨어 기업은 연구개발 주기가 길고 프로젝트별 인력 수요의 변동도 크므로 회사의 유동성, 고객 계약이 개발계약인지 양산 주문인지, 시험과 생산 일정이 어느 단계인지도 함께 비교할 필요가 있다. 취업비자 지원 여부는 직무와 채용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별 공고와 회사 정책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창업 관점에서는 초기 항공 모빌리티 기업이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 개발하기보다 전문 공급사와 개발 위험을 나누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기본계약 체결이 후속 양산 주문이나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확인할 변수는 H1-X의 비행시험과 인증 진척, 배터리 팩 성능 검증, 충주 라인의 실제 증설 속도, 후속 공급계약과 매출 인식 여부다.
이번 협력이 당장 보스턴에서 대규모 채용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소재 연구와 AI 기반 실험에서 팩 설계, 시스템 검증, 제조·품질 관리까지 연결하는 통합 역량이 보스턴권 로보틱스·드론·첨단 모빌리티 생태계에서 중요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