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AI법 투명성 규정 시행…기존 생성형 AI 표시 의무는 12월까지 유예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 가운데 챗봇과 AI 생성 콘텐츠의 투명성을 높이는 규정이 8월 2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유럽 이용자에게 AI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EU에서 사용되는 AI 콘텐츠를 배포하는 한국·미국 기업과 연구기관도 적용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EU 인공지능법 제50조에 따르면, 이용자가 인공지능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황상 명확하지 않은 경우 챗봇 등 대화형 AI 시스템은 이를 알려야 한다. 합성 이미지·음성·영상·문자를 만드는 AI 시스템의 제공자는 생성물에 기계가 판독할 수 있고 인공적으로 생성 또는 조작됐음을 탐지할 수 있는 표시가 포함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다만 기계 판독형 표시 의무가 모든 생성형 AI 시스템에 같은 날 즉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2026년 8월 2일 이전 EU 시장에 출시된 생성형 AI 시스템은 관련 기술과 운영 절차를 조정할 수 있도록 2026년 12월 2일까지 제50조 2항 준수가 유예된다. 8월 2일부터 새로 출시되는 적용 대상 시스템과 기존 시스템의 전환 기한을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AI 시스템을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기관과 기업에도 별도의 고지 의무가 있다. 딥페이크를 공개하는 경우 인공적으로 생성되거나 조작됐다는 사실을 밝혀야 한다. 공익 사안에 관한 AI 생성·조작 문자를 대중에게 알릴 때도 고지가 원칙이지만, 사람이 검토하거나 편집 통제를 하고 개인 또는 법인이 편집 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감정 인식이나 생체정보 분류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관은 그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내해야 한다.
채용·교육·신용평가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고위험 AI 규정은 같은 날 모두 시행되지 않았다. 7월 27일 발효된 EU 디지털 옴니버스에 따라 부속서 III의 고위험 AI 시스템 관련 규정은 2027년 12월 2일, 기계·승강기·장난감 등 규제 제품에 내장된 고위험 AI 시스템 규정은 2028년 8월 2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집행 체계도 적용 대상에 따라 나뉜다. 유럽위원회 산하 AI 사무국은 범용 AI 모델과 이를 기반으로 구축돼 대형 온라인 플랫폼·검색엔진에 포함되는 일부 AI 시스템 등 EU 차원의 감독 대상에 직접적인 집행 권한을 행사한다. 그 밖의 AI 시스템에 대한 감독과 집행에는 각 회원국이 지정한 시장감시기관 등 국가 감독기관이 관여한다. 따라서 모든 투명성 의무를 AI 사무국이 단독으로 감독하는 구조는 아니다.
보스턴의 한인 유학생과 연구자에게도 이번 변화는 유럽만의 제도로 보기 어렵다. 대학 연구팀이 유럽 기관과 공동 플랫폼을 운영하거나 보스턴 소재 스타트업이 EU 이용자에게 챗봇·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서비스 출시 시점과 이용 지역, 생성물 표시 방식, 사람의 검토 및 편집 책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보스턴에서 AI 도구를 개인적으로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EU법상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EU 시장과의 연결 여부가 중요하다.
앞으로는 기존 생성형 AI 시스템의 12월 전환 기한과 EU·회원국 감독기관의 실제 집행 방식이 주요 확인 대상이다. 유럽 기관과 연결된 연구실과 기업은 자신이 AI 시스템의 제공자인지 실제 사용자인지 먼저 구분하고, 해당 역할에 맞는 고지와 기록 절차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