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위원회, 항공 안전 개혁안 전진…미 국내선 안전 기준 재점검 국면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와 교통·인프라위원회가 3월 26일(현지시간) 항공 안전 개혁 법안인 ALERT Act를 각각 처리했다. 이번 움직임은 2025년 1월 워싱턴 로널드레이건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 계열 regional jet와 미 육군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해 67명이 숨진 사고 뒤 나온 후속 입법 조치다. 미 의회와 연방항공청(FAA)이 혼잡 공항 주변 공역과 군·민간 항공기 분리 문제를 구조적 안전 과제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원 군사위원회는 전투기·폭격기·드론을 제외한 군용기에 2031년까지 충돌 방지 기술을 장착하도록 하는 내용을 53대 0으로 통과시켰다.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도 민간 항공기와 헬기 운항 안전 기준, FAA의 안전 문화, 관제사 훈련과 절차, 로널드레이건공항 주변 공역 안전 강화 조항 등을 62대 0으로 처리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수정된 ALERT Act가 사고 이후 제시한 50개 권고를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군용기와 민간 항공기 모두에 충돌 예방 체계를 더 촘촘히 적용하고, 관제와 공역 운영 방식을 손보는 데 있다. 법안에는 ADS-B 등 항공기 위치 인식과 충돌 회피에 필요한 장비 적용 확대, 로널드레이건공항의 운항 밀도 재검토, FAA 절차 개선이 포함됐다. 다만 상원 상무위원회 지도부는 같은 날 성명에서 하원안이 ADS-B In 의무화 등 일부 안전 기준에서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큰 방향은 안전 강화로 모였지만 세부 기준을 둘러싼 입법 조율은 남아 있는 상태다.
원문에서 참고한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 자료는 3월 24일 공개된 사전 마크업 공지로, 3월 26일 실제 위원회 통과 사실 자체를 확인해 주는 문서는 아니다. 실제 당일 처리 결과는 로이터 보도와 상원 상무위원회 지도부의 3월 26일 성명을 통해 뒷받침된다. 이 점은 입법 진행 상황을 이해할 때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행정부 차원의 규제 강화도 이미 진행 중이다. FAA는 3월 18일 발표에서 혼잡 공항 주변에서 헬기와 비행기 사이의 시계 분리 운용을 중단하고, 관제사가 레이더를 이용해 더 명확한 간격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놨다. FAA는 또 헬기와 비행기 운항이 섞이는 공항들을 전국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회 입법과 행정부 규제 강화가 동시에 이어지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 국내선 이용 환경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 로건공항 규정이 곧바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워싱턴 DCA 같은 혼잡 공항으로 출장을 가거나 환승하는 유학생·연구자·직장인에게는 공역 관리 강화, 헬기 운항 제한, 보수적인 관제 운영이 일정 지연이나 운항 방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학회, 인터뷰, 정부기관 방문처럼 동부 주요 도시를 자주 오가는 경우라면 단기적으로는 안전 중심 운영이 이어지고, 중장기적으로는 더 엄격한 장비와 절차가 미국 국내선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입법 절차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ALERT Act가 하원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앞서 상원을 통과한 별도 법안과의 조율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분명한 것은 미국 정치권과 규제 당국이 이번 문제를 개별 사고 대응이 아니라 제도 전반의 안전 개혁 과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하원 본회의 처리 여부, 상·하원 단일안 협상, FAA의 후속 규정 집행 범위를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