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 유지…유가 변수 속 물가·고용 함께 지켜보는 국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18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한 데 이어, 23일에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가 물가와 유가 변수를 다시 주목하는 발언을 내놨다. 중동 충돌이 길어져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기보다 들어오는 물가와 고용 지표를 더 신중하게 보겠다는 흐름이 재확인된 셈이다.
연준은 3월 18일 성명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고용 증가세는 낮은 편이고 실업률은 최근 몇 달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진단도 함께 제시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스티븐 I. 미란 이사만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이후 23일 데일리 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가장 가능성이 큰 단일 경로는 없다”고 밝혔다. 유가 충격이 짧고 일시적이면 연준이 이를 넘겨볼 수 있겠지만, 충돌이 길어지면 물가를 다시 자극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다. 굴스비 총재도 같은 날 현재로서는 고용보다 물가 위험이 조금 더 앞서 있다고 말하며, 휘발유 가격 상승이 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3월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미국 성장률 중간값이 2.4%, 실업률 중간값이 4.4%로 제시됐다. 경기 침체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물가가 충분히 안정됐다고 보기에도 이른 상황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AP통신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에너지 가격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전부터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이 편안하게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금리와 유가가 함께 움직일 경우 생활비와 자금 조달 여건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다만 이는 연준이 직접 보스턴 지역 사정을 언급한 내용이라기보다, 현재의 금리 환경이 가계와 유학생 생활에 미칠 수 있는 일반적인 파급효과를 해석한 부분에 가깝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지면 신용카드 이자, 자동차 대출, 민간 학자금 대출 같은 부담이 오래 이어질 수 있고, 유가 상승은 교통비와 생필품 가격을 통해 체감 물가를 높일 수 있다.
보스턴처럼 대학, 병원, 바이오, 연구개발 비중이 큰 지역에서는 금리 수준이 오래 높게 유지될 때 기관과 기업이 채용이나 투자를 더 보수적으로 조절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역시 이는 특정 기관의 직접 전망이라기보다, 고금리 환경이 지역 경제에 미칠 수 있는 합리적 해석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주거비와 렌트 부담이 큰 지역 특성을 감안하면, 금리 부담이 길어지는 국면은 유학생과 초기 취업자, 자녀 교육비를 함께 고려하는 가계에 더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다.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유가 흐름이 실제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번지는지, 그리고 연준이 앞으로 열릴 회의들에서도 비슷한 신중한 메시지를 유지할지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연준은 금리 인하 기대를 앞세워 빠르게 방향을 바꾸기보다 물가와 고용을 함께 점검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보스턴 한인 사회로서는 당장 생활 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국면을 기대하기보다는, 유가와 물가, 고용 흐름이 실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