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라운드업 경고소송 제한…가정용 제초제 라벨 확인 필요
미국 연방대법원이 6월 25일 제초제 라운드업 제조사 몬산토, 현재 바이엘 계열사의 손을 들어주며 ‘암 위험 미경고’를 이유로 한 주 법원 소송 상당수에 제동을 걸었다. 대법원은 7대 2 결정으로 연방 살충제·살균제·쥐약법(FIFRA)에 따른 환경보호청(EPA)의 라벨 승인 권한이 주별 경고표시 요구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미주리주 주민 존 더넬이 라운드업을 20년 넘게 사용한 뒤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출발했다. 그는 회사가 암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미주리 배심원단은 125만 달러 배상 평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EPA가 글리포세이트 성분 제초제에 암 경고 문구를 요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통해 다른 경고 라벨을 사실상 강제할 수 없다고 봤다. 이번 판단의 핵심은 라운드업의 안전성 자체를 새로 판정한 것이라기보다, 제품 라벨 기준을 누가 정할 수 있는지에 관한 법적 권한 문제다.
글리포세이트를 둘러싼 과학적 평가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EPA는 글리포세이트가 라벨 지시에 따라 사용될 경우 인체 건강상 우려가 없고, 인간에게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5년 글리포세이트를 ‘인간에게 아마도 발암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했다. 두 기관은 평가 목적과 기준이 달라 같은 성분을 두고도 다른 결론을 내놓고 있다.
보스턴 지역 한인 독자에게는 이 판결이 마당 관리, 콘도·아파트 조경, 학교와 캠퍼스 잔디 관리처럼 생활 가까운 공간과 연결될 수 있다. 판결이 곧바로 특정 제초제 사용을 금지하거나 허용 범위를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소비자 소송과 제품 경고표시 논의가 연방 규제 중심으로 더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엘은 미국 주거용 잔디·정원 시장에서 판매하는 라운드업 제품에는 더 이상 글리포세이트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같은 브랜드라도 제품별 활성 성분이 다를 수 있어, 가정용 제초제를 구입하거나 사용할 때는 앞면의 제품명뿐 아니라 활성 성분, 사용 장소, 살포 후 출입 제한, 보호장비 안내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결정 이후에도 EPA의 글리포세이트 재평가, 기존 소송 처리, 주정부의 소비자 보호 정책 논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원, 커뮤니티 가든, 아이들이 이용하는 잔디 공간에서 제초제 사용이 걱정된다면 제품 라벨과 살포 시점, 사용 성분을 차분히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