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 영주권자 재입국 심사 기준 판단
미국 연방대법원이 6월 23일 Blanche v. Lau 사건에서 영주권자가 해외여행 뒤 미국에 돌아올 때 적용되는 재입국 심사 기준을 다뤘습니다. 대법원은 6대 3 의견으로, 이민·국적법이 국경 심사 단계에서 정부에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 기준을 요구한다고 본 제2연방항소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이번 사건은 2007년 미국 영주권을 받은 Muk Choi Lau가 2012년 뉴저지에서 상표권 위조 혐의로 기소된 뒤 중국을 다녀오면서 시작됐습니다. Lau는 2012년 6월 뉴욕 JFK 공항으로 돌아왔고, 국경 심사관은 그를 일반적인 재입국 영주권자가 아니라 이민법상 ‘입국 신청자’로 분류했습니다. 이후 그는 정식 입국 허가가 아니라 ‘parole’ 상태로 미국 안에 들어왔습니다. 이는 물리적으로는 미국에 들어오게 하되, 법적으로는 정식 입국이 인정되지 않은 임시 조치입니다.
쟁점은 국경 심사관이 영주권자를 이렇게 분류하려면 그 시점에 범죄 성립을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로 입증해야 하는지였습니다. 제2연방항소법원은 그런 기준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대법원 다수의견은 이민·국적법 조문에 국경 단계의 별도 증거 부담이 명시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수의견은 정부가 추방 심리 단계에서 부담하는 증명 문제와, 국경에서 영주권자를 입국 신청자로 볼 수 있는지의 문제를 구분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Lau의 상표권 위조 범죄가 실제로 이민법상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는 범죄’에 해당하는지는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이 쟁점은 하급심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반대의견을 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이번 해석이 일부 영주권자를 재입국 단계에서 불안정한 지위에 놓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보스턴 한인사회에서는 이 판결의 범위를 차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결정이 형사 사건과 무관한 일반 영주권자의 한국 방문, 출장, 가족 방문을 곧바로 제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형사 사건이 진행 중이거나 과거 유죄 인정·유죄 판결 이력이 있는 영주권자는 해외 이동 뒤 미국 재입국 과정에서 이민법상 지위와 형사 기록이 함께 검토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학생에서 취업비자,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밟는 한인 가정과 직장인에게 이민 신분은 여행, 취업, 가족 일정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특히 한국 방문, 학회 출장, 가족 돌봄 등으로 국경을 자주 오가는 경우에는 본인의 이민 기록과 형사 기록이 재입국 심사에서 어떻게 다뤄질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판결은 영주권자의 일반적 여행 권리를 전면적으로 바꾼 결정이라기보다, 특정 범죄 관련 예외가 문제 되는 상황에서 국경 단계의 증거 기준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관한 판단입니다. 앞으로는 하급심의 후속 판단과 국경·이민 당국의 실제 적용 방식이 영주권자의 재입국 심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