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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B 10만달러 수수료 판결 이후에도 보스턴 테크 채용 불확실성은 남았다

작성자: Daniel Lee · 06/13/26

미 연방 매사추세츠지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H-1B 비자 10만달러 수수료를 무효화한 뒤, 법무부가 항소 방침을 밝히면서 취업비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판결은 보스턴에서 나왔지만, 영향은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보스턴권 대학, 병원, 바이오·테크 기업, 유학생 채용시장까지 연결된다.

핵심은 이번 판결이 H-1B 제도의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레오 소로킨 연방판사는 6월 8일, 신규 H-1B 청원에 10만달러를 부과한 정책이 의회 승인 없는 사실상의 세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무효화했다. H-1B는 미국 기업과 기관이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 취업비자다. 연간 일반 쿼터는 6만5,000개, 미국 석사 이상 학위자를 위한 추가 쿼터는 2만개로 운영된다.

이번 쟁점은 단순히 비자 수수료 한 항목이 아니다. 고용주가 외국인 인재를 채용할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 일정, 법무 리스크가 채용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느냐의 문제다. 기존에도 H-1B 스폰서십에는 접수비, 변호사 비용, 내부 행정 비용이 들어갔다. 여기에 10만달러가 더해지면 대형 테크 기업은 일부 핵심 인재에 한해 감당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 중소 규모 테크 기업에는 채용 계획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드는 비용이 될 수 있다.

보스턴권 독자에게 이 사안이 중요한 이유는 지역 산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 켄달스퀘어와 시포트의 AI·클라우드·로보틱스 기업, 롱우드 메디컬 에어리어와 캠브리지의 바이오테크, MIT·하버드·노스이스턴 등 대학 연구 인력은 글로벌 인재 흐름과 밀접하다. 특히 F-1 유학생이 OPT나 STEM OPT를 거쳐 H-1B로 이동하는 경로는 보스턴 유학생에게 가장 현실적인 미국 취업 루트 중 하나다.

다만 시장이 곧바로 ‘수수료가 막혔으니 채용문이 넓어진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USCIS가 집계한 FY2027 H-1B 등록은 21만1,600건으로, 전년도 34만3,981건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연간 쿼터 8만5,000개보다 훨씬 많다. 등록 감소에는 비용 부담, 정책 불확실성, 테크 업계의 채용 둔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AI 기업의 인재 수요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보도된 노동부 인증 자료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2분기 Anthropic의 H-1B 관련 인증 신청은 전년 10건에서 59건으로 늘었다. OpenAI는 20건에서 63건으로, Nvidia는 641건에서 765건으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최종 비자 승인이나 추첨 당첨을 뜻하지 않고, 한 명에게 여러 신청이 연결될 수도 있다. 그래도 AI 연구,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의 핵심 인재 경쟁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학생과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직무 선택의 기준이 더 구체화되고 있다. 회사가 비자 스폰서십 비용과 행정 부담을 감수하려면, 해당 직무가 매출, 제품 개발, 연구 성과, 규제 대응에 얼마나 직접 연결되는지가 중요해진다. 이는 AI 모델 개발자만을 뜻하지 않는다. 데이터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생명과학 데이터 분석, 의료·바이오 소프트웨어, 규제 산업용 AI 운영처럼 실제 업무 흐름을 바꾸는 역할도 상대적으로 설명력이 커질 수 있다.

현직자나 이직 준비자에게는 비자 가능 여부를 연봉 협상 막판에 확인하는 방식이 더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이직 후보 회사가 H-1B 이전, 연장, 영주권 지원, 해외 근무 전환 가능성에 대해 어떤 내부 정책을 갖고 있는지 초기에 확인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중요해졌다. 항소가 진행되면 회사별 법무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같은 직무라도 대기업, 스타트업, 대학·병원 계열 연구기관의 대응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창업 관심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보스턴 스타트업은 고급 기술 인재를 빠르게 확보해야 하지만, 비자 비용과 일정 불확실성에는 더 민감하다. 이번 판결이 유지되면 비용 부담은 줄 수 있지만, 정책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 일부 스타트업은 미국 내 즉시 근무 가능한 인재, 원격 해외팀,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채용 기회가 사라진다는 의미보다, 스폰서십을 제공하는 회사가 더 선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지원자와 현직자가 당장 확인할 부분은 비교적 분명하다. 지원하려는 회사가 최근 H-1B 스폰서십을 실제로 진행했는지, 해당 직무가 고임금·고숙련 기준에서 어떻게 설명되는지, OPT·STEM OPT·H-1B·영주권 단계별 일정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를 봐야 한다. 개별 비자 판단은 학교 국제학생 오피스나 이민 변호사의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다만 커리어 계획 차원에서는 채용 공고의 기술 키워드만큼 회사의 스폰서십 경험과 내부 절차를 함께 보는 시기가 됐다.

이번 판결은 H-1B 비용 부담에 제동을 건 사건이지만, 미국 취업비자 환경이 안정됐다는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 보스턴 한인 유학생과 직장인에게 현실적인 관전 포인트는 항소 결과, 고임금 중심 선발 흐름, AI·바이오·클라우드 분야의 실제 채용 수요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다. 스폰서십은 여전히 가능한 경로지만, 회사가 비용과 리스크를 설명할 수 있는 직무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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