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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가 초급 채용을 줄이는 신호, 보스턴 유학생이 봐야 할 변화

작성자: Daniel Lee · 07/04/26

원격근무가 단순한 복지나 근무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신입·초급 채용의 문을 좁히는 요인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1일 런던정경대 연구를 인용해 완전 원격근무 기업에서 초급 채용률이 더 낮게 나타난다고 전했다. AI가 신입 일자리를 줄인다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채용 현장에서는 ‘가르치고 관찰하기 어려운 근무 구조’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핵심은 기업이 초급 인력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원격 환경에서는 초급 인력을 훈련하고, 업무 방식을 관찰하며, 피드백을 반복하는 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한 관련 연구에 따르면 피터 존 램버트 런던정경대 연구원과 야니크 쉰들러 엘리슨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의 2017~2025년 채용·이력서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2억4,300만 건의 신규 채용 데이터와 4억700만 건의 채용공고 데이터를 살펴본 뒤, 재택근무 노출도가 높은 직군일수록 초급 채용 감소가 더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중요한 대목은 AI와 원격근무 효과를 구분해 본 부분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컨설팅, 회계, 데이터 분석처럼 AI 영향이 자주 거론되는 직군은 동시에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군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두 요인을 함께 통제했을 때 AI 효과는 약해졌지만, 재택근무 노출도는 초급 채용 둔화와 계속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2025년 기준 원격근무 노출도가 높은 직군은 그렇지 않은 직군보다 초급 채용 감소폭이 4~5%포인트 더 컸고, 미국의 초급 채용은 팬데믹 이전 대비 29% 낮아진 것으로 제시됐다.

이 변화는 보스턴권 한인 독자에게도 현실적인 신호다. 보스턴은 대학, 병원, 바이오텍, 클린테크, 로보틱스, 금융·컨설팅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고, 매년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가 첫 직장을 찾는 시장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는 지역 장벽을 낮춰 더 넓은 회사에 지원할 수 있는 통로가 됐지만, 초급 구직자에게는 반대로 ‘회사가 나를 어떻게 훈련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초급 직무는 단순 업무만 처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회의에 동석해 의사결정 방식을 배우고, 선배가 코드를 리뷰하는 과정을 보고, 고객 대응 문장을 고치며, 조직 안에서 누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익히는 시기다. 완전 원격 구조에서는 이런 비공식 학습이 줄어들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채용 예산을 쓰더라도 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진다.

유학생과 OPT·STEM OPT를 고려하는 졸업 예정자는 원격 가능 여부만 보고 회사를 고르기보다 온보딩과 멘토링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비자 스폰서십은 개인 상황과 회사 정책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이므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기 고용 의지가 있는 팀인지, 초급 인력을 실제로 키운 기록이 있는지, 매니저와 정기적으로 만나는 구조가 있는지는 중요한 확인 포인트다. H-1B를 염두에 둔 경우에는 직무의 전문성, 회사의 스폰서 경험, 고용 안정성도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직자에게도 의미가 있다. 원격근무가 곧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마켓워치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완전 원격근무 비중은 2022년 1월 17.8%에서 2026년 5월 11.1%로 낮아졌지만, 하이브리드 근무는 여전히 많은 기업의 현실적 절충안으로 남아 있다. 보스턴 기반 Owl Labs 조사와 관련 보도에서도 기업의 오피스 복귀 요구가 늘어나는 한편, 직원들은 출퇴근과 생활 일정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유지하려는 흐름이 나타난다.

문제는 근무 장소 자체보다 역할 설계다. 신입은 관찰과 피드백이 많은 환경에서 배우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경력자는 원격 환경에서도 성과를 증명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같은 원격근무라도 경력 단계에 따라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직 준비자는 채용공고에서 “remote”라는 단어만 보기보다 팀 운영 방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초급 또는 커리어 전환 단계라면 주 2~3일 출근하는 하이브리드 직무가 네트워크 형성과 피드백 측면에서 더 맞을 수 있다. 반대로 이미 특정 기술 스택, 고객 산업, 프로젝트 운영 경험이 있는 사람은 원격 직무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여지가 있다. 중요한 것은 AI 도구 사용 능력과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물을 검증하고, 팀 안에서 신뢰를 쌓는 능력이다.

AI와 관련해서도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다. AI가 반복적인 초급 업무 일부를 줄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AI 도구를 업무 흐름에 맞게 적용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역할은 늘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 초급 인력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단순 실행보다 분석, 판단, 커뮤니케이션, 문서화, 협업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프로젝트 경험을 보여줄 때 단순히 “무엇을 만들었다”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도구를 썼으며, 결과를 어떻게 검증했는지”를 설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보스턴의 테크·비즈 시장에서 앞으로 볼 변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업들이 AI 도입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초급 채용 기준을 더 높일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대학과 기업이 인턴십, 코옵, 현장형 프로젝트를 통해 원격근무 시대의 훈련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는지다. 원격근무는 여전히 기회를 넓히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첫 직장을 찾는 사람에게는 ‘어디서 일하느냐’ 못지않게 ‘누구에게 어떻게 배우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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