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연방법원, H-1B 10만 달러 수수료 제동…채용 변수는 ‘비용’에서 ‘확실성’으로
보스턴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H-1B 비자 10만 달러 납부 요건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결정은 테크 기업, 대학, 병원, 연구기관이 외국인 전문인력을 채용할 때 떠안아야 했던 큰 비용 부담을 낮추는 신호다. 다만 H-1B 제도 자체의 추첨 경쟁, 직무 요건 심사, 고용주의 스폰서십 판단은 그대로 남아 있다.
미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레오 소로킨 판사는 2026년 6월 8일, 2025년 9월 발표된 H-1B 10만 달러 납부 요건을 시행하기 위한 정부 정책 자료를 무효화했다. 판결문은 이 납부 요건이 의회가 위임하지 않은 사실상의 세금에 해당한다고 봤고, 행정부가 관련 법령과 행정절차법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소송은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등을 포함한 20개 주가 제기했다.
H-1B는 학사 이상 수준의 전문 지식이 필요한 직무에 미국 고용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때 활용하는 취업비자다. 일반 민간 고용주는 매년 6만5천 명 한도와 미국 석사 이상 학위자 2만 명 별도 한도의 영향을 받는다. 반면 대학, 일부 비영리 연구기관, 정부 연구기관 등은 이른바 cap-exempt 고용주로 분류돼 연간 추첨 한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보스턴권에서 이 구분은 특히 중요하다. 지역 고용시장이 빅테크 사무소만으로 구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에는 대학, 병원, 바이오테크 기업, AI 연구 조직, 의료 데이터 기업, 연구소 기반 스타트업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같은 기술 인력이라도 어느 고용주 유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H-1B 신청 방식과 일정,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다.
쟁점이 된 10만 달러 수수료는 기존 H-1B 신청 비용과 규모가 달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기존 규정상 H-1B 관련 정부 수수료는 상황에 따라 대략 960달러에서 7,595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특정 신규 신청에 10만 달러 납부 요건이 더해지면 대형 빅테크는 감당할 수 있더라도 초기 스타트업, 연구실 기반 기업, 병원, 공공기관에는 채용 계획 자체를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금액이 된다.
그렇다고 이번 판결이 곧바로 미국 취업문이 넓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테크 업계는 여전히 AI 투자 비용,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 선택적 채용, 조직 재편을 동시에 겪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10만 달러라는 큰 장벽이 낮아진 것은 의미가 있지만, 스폰서십은 여전히 법무 비용, 내부 승인, 직무 요건 입증, 임금 기준, 장기 인력계획을 필요로 한다. 스폰서십은 단순히 회사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회사가 특정 인력을 위해 비자 절차와 비용을 감수하겠다고 판단하는 과정이다.
유학생과 OPT·STEM OPT 근로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비용 때문에 논의 자체가 막히는 상황’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H-1B 추첨 경쟁, 전공과 직무의 연결성, 고용주의 과거 스폰서 경험, 경기 상황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보스턴에서는 cap-exempt 가능성이 있는 병원·대학·연구기관과 일반 민간기업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커리어 선택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개인별 비자 전략은 학교 국제학생 오피스나 이민 전문 변호사와 확인해야 하는 영역이다.
현직자와 이직 준비자는 채용 공고의 문구를 더 세밀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sponsorship available’이라고 적혀 있어도 신규 H-1B, 기존 H-1B의 고용주 이전, 연장, 신분 변경은 회사가 보는 비용과 리스크가 다를 수 있다. 면접 과정에서는 단순히 비자 지원 가능 여부만 묻기보다, 해당 팀이 최근 실제로 스폰서십을 진행했는지, 직무 설명이 전문직 요건을 뒷받침할 만큼 명확한지, 원격근무나 근무지 변경이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창업 관심자에게도 이번 결정은 비용 구조의 문제로 읽힌다. 런웨이, 즉 현재 현금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짧은 스타트업에는 10만 달러 수수료가 핵심 인재 채용을 미루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었다. 판결로 그 압박은 줄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인건비, 비자 리스크, 채용 속도, 제품 매출 검증을 함께 본다. AI 스타트업이라면 모델을 잘 다루는 역량뿐 아니라 보안, 데이터 거버넌스, 고객 업무 이해, 규제 산업 적용 능력을 가진 인재 수요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지금 독자들이 확인할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자신의 고용주 또는 지원 회사가 cap-subject인지 cap-exempt인지, 현재 신분 변경·연장·이직 절차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그리고 지원하려는 직무가 회사 입장에서 비용과 절차를 설명할 만큼 핵심 업무인지다. 테크 직무에서는 클라우드 운영, 데이터 인프라, 보안, 의료·금융 등 규제 산업 적용 경험, AI 도구를 실제 업무 흐름에 붙이는 역량이 계속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변수는 항소 여부와 정부의 후속 지침이다. 이번 판결은 보스턴에서 나왔고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사안이지만, 이민 정책은 행정부 지침과 소송 결과에 따라 다시 달라질 수 있다. H-1B 시장의 핵심은 수수료 하나만이 아니라, 불확실한 제도 안에서도 기업이 계속 필요로 하는 전문성과 역할을 얼마나 분명히 보여줄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