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H-1B ‘고스트 오피스’ 조사, 스폰서십 신뢰도가 채용 변수로 부상
텍사스주가 H-1B 비자 남용 의혹을 받는 북텍사스 기업 약 30곳을 상대로 조사에 들어갔다. 쟁점은 실제 사업장과 운영 실체가 불분명한 이른바 ‘고스트 오피스’를 내세워 외국인 전문직 채용 비자를 후원했는지 여부다. 매사추세츠의 제도가 곧바로 바뀐 사안은 아니지만, 보스턴권 유학생과 테크·바이오 인재에게는 비자 스폰서십의 ‘신뢰도’가 채용 판단에서 더 중요한 확인 항목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텍사스주 법무장관실은 4월 30일 북텍사스 지역 기업 거의 30곳에 민사조사요구서를 발부했다고 밝혔다. 발표에서 언급된 기업에는 Tekpro IT, Fame PBX, Qubitz Tech Systems, Virat Solutions, Oak Technologies, Techpath, Techquency 등 IT·기술 서비스와 관련돼 보이는 업체들이 포함됐다. 주 당국은 이들 기업이 실제 영업 활동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주소나 사무실을 근거로 H-1B 후원을 했는지 살펴보며, 직원 명단, 제공 서비스, 재무자료, 회사 운영 관련 커뮤니케이션 제출을 요구했다.
현재는 조사 단계다. 특정 기업의 위법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지 보도 기준으로 의혹을 부인하고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사례는 Virat Solutions 한 곳으로 확인된다. 같은 보도는 다른 기업들이 당시 질의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을 설명할 때는 ‘여러 기업이 부인했다’는 식으로 넓게 표현하기보다, 확인된 범위 안에서 조사 착수와 개별 기업의 입장을 구분해 보는 것이 맞다.
H-1B는 미국 기업이 전문지식이 필요한 직무에 외국인 인력을 채용할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취업비자다. 연간 일반 쿼터는 6만5천 개, 미국 석사 이상 학위자 대상 추가 쿼터는 2만 개다. USCIS가 공개한 FY2026 H-1B 등록 자료를 보면 유효 등록은 34만3,981건이었고, 선정된 고유 수혜자는 11만8,660명이었다. FY2025보다 등록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큰 구조다. 등록에서 선정되더라도 실제 청원 심사와 승인, 비자 발급은 별도 절차라는 점도 중요하다.
최근 H-1B 제도는 중복 등록, 허위 직무, 불명확한 근무지, 제3자 파견 구조를 둘러싼 감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USCIS는 FY2025부터 수혜자 중심 선발 방식을 도입해 한 사람이 여러 회사를 통해 중복 등록해 당첨 가능성을 높이는 문제를 줄이려 했다. 텍사스 조사는 연방 이민 절차 자체를 바꾸는 조치는 아니지만, 기업 실체와 고용관계 증명이 더 중요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보스턴권 독자에게 당장 달라지는 연방 규칙이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F-1 유학생, OPT·STEM OPT 근무자, H-1B 전환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에게는 스폰서십을 보는 기준이 더 현실적이어야 한다. 특히 소규모 IT 컨설팅 회사, 원격 근무 중심 회사, 고객사 파견형 직무의 경우 실제 근무지, 직무 내용, 임금 수준, 고용계약 구조, HR·이민 절차가 분명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회사가 ‘비자를 후원한다’고 말하는 것과, 그 후원이 심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설명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현직자와 이직 준비자에게도 신호가 있다. 이번 조사가 AI·자동화와 보스턴권 직무 수요를 직접 보여주는 자료는 아니다. 다만 업계 흐름을 함께 놓고 보면, 테크 기업들이 비용과 조직 구조를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환경에서 비자 스폰서십은 행정 부담과 컴플라이언스 리스크가 함께 따르는 채용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럴 때는 단순 개발 역량뿐 아니라 제품 이해, 데이터 활용, 보안, 규제 대응, 고객 문제 해결 능력을 함께 설명할 수 있는 인재가 고용주 입장에서 더 설득력 있게 보일 수 있다.
보스턴권의 헬스케어 IT, 바이오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 사이버보안, 연구기관 기반 소프트웨어 직무는 지역 산업 구조상 H-1B와 연결될 여지가 큰 분야다. 다만 직무 수요가 있다는 점과 개별 회사의 스폰서십 안정성은 별개의 문제다. 같은 기술 직무라도 회사의 재무 상태, HR 경험, 이민 변호사와의 협업 체계, 근무지 변경 관리 방식에 따라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다.
창업자나 스타트업 종사자에게는 스폰서십을 채용 뒤에 처리하는 행정 절차로만 보기 어렵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 사무실이 없거나 전원 원격 근무인 회사라도 사업 실체, 급여 지급 능력, 직무 필요성, 근무지 관리, 고객사 계약 구조를 문서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AI 스타트업이나 SaaS 기업처럼 빠르게 인력을 늘리는 조직일수록 채용 속도와 비자 준법 관리 사이의 균형을 미리 설계해야 한다.
유학생 입장에서는 인터뷰 단계에서 질문의 초점을 넓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회사가 과거 H-1B를 후원한 경험이 있는지, 해당 직무가 어떤 전공·경력과 연결되는지, LCA에 기재될 근무지와 실제 근무 방식이 일치하는지,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변경 시 누가 이민 절차를 관리하는지, 외부 이민 변호사와 일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개인별 비자 전략은 학교 국제학생오피스, 회사 HR, 자격 있는 이민 변호사와 별도로 검토해야 하는 영역이다.
이번 텍사스 조사는 H-1B 자체가 위축된다는 단정적 신호라기보다, 스폰서십의 품질과 투명성이 채용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보스턴의 한인 유학생과 테크·바이오 인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회사가 비자를 해주느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회사의 사업 실체와 직무 설명, 인사 운영이 심사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설명될 수 있는지 살피는 일이다. 취업시장 변수는 계속 바뀌지만, 신뢰할 수 있는 고용관계와 명확한 직무 역량은 당분간 더 중요한 기준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