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조업은 버텼지만 비용 압박 커졌다…생활비와 취업시장 함께 볼 때
미국 제조업 경기가 4월에도 확장세를 이어갔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원자재·에너지 비용 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관리협회(ISM)가 5월 1일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로, 3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PMI는 50을 넘으면 전월보다 제조업 활동이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부 지표를 보면 흐름은 엇갈렸다. 신규 주문 지수는 54.1로 확장세를 보였지만, 고용 지수는 46.4로 위축 구간에 머물렀다. 가격 지수는 84.6으로 뛰어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뚜렷해졌다. ISM은 철강·알루미늄 가격, 관세 부담, 중동 지역 긴장에 따른 석유 관련 제품 가격 상승이 가격 지수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언급했다.
이번 지표가 중요한 이유는 제조업 비용이 공장 안의 문제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입 비용이 오르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자동차, 전자제품, 생활용품, 배송비 등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보스턴에서 생활하는 한인 유학생과 직장인에게는 식료품, 교통비, 항공권, 전자기기 구입 비용처럼 일상 지출과 연결되는 항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 생활하는 유학생 가계에는 미국 내 물가 흐름과 원·달러 환율이 함께 작용한다. 같은 달러 비용이라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 기준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제조업 가격 압력이 곧바로 모든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생활비 계획을 세울 때 에너지와 수입품 가격 흐름을 함께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고용시장 신호도 한쪽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 노동부가 4월 30일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4월 25일로 끝난 주에 18만9천 건으로, 전주 수정치보다 2만6천 건 줄었다. 이는 전체 노동시장에서 대규모 해고가 넓게 확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신호다. 다만 ISM 제조업 고용 지수가 위축 구간에 머문 점은 제조업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스턴 지역 한인 독자 가운데 공학, 공급망, 반도체, 바이오 장비, 첨단 제조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구직자라면 전체 고용지표뿐 아니라 업종별 채용 흐름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신규 주문이 늘어난 업종이 있더라도 기업들이 비용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력 확대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이 전날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 경제는 1분기에 연율 2.0% 성장했지만, 소비 증가세는 둔화됐다. 같은 발표에서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4.5% 상승했고, 3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3.5% 올랐다. 경제가 완만하게 버티는 가운데 물가 압력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앞으로는 에너지 가격, 관세 정책,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판단, 그리고 기업 비용이 실제 소비자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다. 하나의 지표만으로 생활비나 취업시장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보스턴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한인 독자에게는 렌트와 학비뿐 아니라 교통비, 식료품, 취업 분야별 채용 분위기까지 함께 점검해야 하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