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H-1B 선발, 임금 높은 일자리 우선으로 재편…보스턴 한인 유학생 취업 경로도 영향
미국의 전문직 취업비자 H-1B 선발 방식이 올해부터 사실상 ‘임금이 높은 일자리 우선’ 구조로 바뀌면서, 보스턴 지역 한인 유학생과 연구자들의 졸업 후 취업 경로에도 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국무부도 3월 25일 학생·교환방문 비자(F·M·J)와 H-1B, H-4 등 여러 비이민 비자 신청자에 대해 온라인 존재 확인을 확대 적용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공개 상태로 설정하도록 안내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H-1B 선발 방식이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FY2027 등록부터 기존의 무작위 추첨 대신, 직무와 근무 지역에 따라 산정되는 임금 수준에 가중치를 두는 새 제도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가장 높은 임금 구간인 레벨 IV는 최대 4번, 가장 낮은 레벨 I은 1번 추첨 풀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같은 H-1B 등록이라도 제시된 임금 수준에 따라 선발 가능성이 달라지는 구조다.
해외에서 새로 입국하는 일부 H-1B 청원에는 10만달러의 추가 비용도 붙는다. 다만 이 비용은 모든 신규 청원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밖에 있는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특정 신규 청원이나, 미국 내 체류자라도 신분변경이 아닌 영사 통보 방식이 필요한 일부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미국 내에서 F-1 유학생이 H-1B로 신분을 바꾸는 일반적인 경로에는 대체로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설명된다.
미 이민국은 3월 31일 FY2027 H-1B 초기 등록이 정원을 채울 만큼 접수됐고, 1차 선발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청원서 접수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다. 이 과정에서 전체 등록 건수와 등록 인원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함께 설명했는데, 당국은 중복 등록과 사기성 신청을 억제하는 조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까지는 공식 발표로 확인된 사실이다. 그다음부터는 해석의 영역이 조금 더 커진다. 새 제도는 임금 수준이 높은 포지션에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초봉이 낮은 엔트리 레벨 직무나 예산이 제한적인 고용주는 예전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보스턴은 대학, 병원, 연구기관, 바이오·테크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변화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하버드대, MIT, 보스턴대, 노스이스턴대 등 유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 졸업생에게는 미국 내에서 취업 제안을 받은 뒤 신분변경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같은 전공과 직무라도 어느 지역에서, 어떤 임금 수준으로 채용되느냐가 이전보다 더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보스턴 한인 독자 입장에서는 이번 변화를 지나치게 단순화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모든 유학생의 취업 문이 갑자기 좁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H-1B가 예전보다 더 비용과 심사 기준, 그리고 직무·임금 정보의 정합성을 중요하게 보는 제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자 신청 단계에서는 직무 코드, 근무 지역, 임금 수준이 등록 내용과 일치해야 하고, 비자 심사 과정에서는 온라인 정보 관리도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앞으로 지켜볼 대목은 실제 선발 결과가 고임금 대형 고용주 쏠림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보스턴 지역 대학·병원·연구기관·기업들이 외국인 인재 채용 전략을 어떻게 조정하는지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 놓고 보면, 미국 취업비자 환경은 무작위 추첨 중심에서 임금과 심사 요건을 더 엄격히 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