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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Y2027 H-1B 1차 선발 완료…보스턴 유학생·초기 커리어 인력은 ‘선발 결과’보다 ‘채용 구조 변화’까지 봐야

작성자: Daniel Lee · 04/05/26

미국 이민국(USCIS)이 3월 31일 회계연도 2027년분 H-1B 캡 대상 1차 선발 절차를 마쳤다. 일반 캡 6만5,000건과 미국 석사 이상 추가 2만건, 총 8만5,000건을 채울 만큼 충분한 등록이 접수됐고, 선발된 케이스의 청원서 접수 기간은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다. 표면적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일정처럼 보이지만, 이번 시즌은 선발 방식이 바뀐 첫해라는 점에서 보스턴의 유학생, 졸업 예정자, 초기 커리어 인력, 그리고 외국인 채용을 검토하는 현지 고용주 모두에게 읽어야 할 포인트가 이전과 다르다.

USCIS가 공식적으로 밝힌 핵심은 비교적 분명하다. FY2027 H-1B 정원을 충족할 만큼 등록이 접수됐고, 초기 선발이 끝났으며, 선발된 등록만 청원서 제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선발되지 않은 등록이 곧바로 완전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제출된 청원 수가 최종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추가 선발이 이뤄질 수 있어, 현재 상태가 ‘Submitted’로 남아 있는 등록은 후속 선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부분까지는 공식 절차에 가깝다.

이번 시즌의 차이는 선발 방식 자체다. 국토안보부(DHS)는 FY2027 등록부터 기존의 무작위 추첨 대신, 노동부 임금 레벨에 따라 가중치를 두는 구조를 도입했다. 쉽게 말해 같은 H-1B 등록이라도 더 높은 임금 수준으로 분류되는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선발 기회를 갖는 방식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운영 절차 수정이 아니라, 외국인 전문직 채용에서 어떤 포지션이 더 유리해지는지를 바꾸는 제도 변화에 가깝다.

다만 여기서부터는 공식 발표와 시장 해석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USCIS는 절차 완료와 등록 충족 사실을 공지했지만, 이번 제도가 실제 채용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Reuters에 실린 법률 분석과 Fragomen 해설처럼 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이 많이 인용되고 있다. 이런 분석에 따르면, 새 구조는 동일 직무군 안에서도 임금이 낮은 엔트리 레벨 포지션보다 임금 수준이 높은 포지션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변화를 단순히 “추첨이 끝났다”는 일정 뉴스로만 보기보다, 외국인 채용의 기준이 더 높은 보상과 더 선명한 직무 정의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신호로 읽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시장 해석이 특히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10만달러 추가 비용이다. 다만 이 비용은 모든 신규 H-1B 청원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Reuters 해설과 Fragomen 안내에 따르면, 미국 밖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특정 신규 H-1B, 또는 미국 내에 있더라도 신분변경이 아니라 영사통보(consular notification) 방식으로 처리돼 해외 입국 절차가 필요한 일부 케이스 등에 한정된다. 반대로 미국 내에서 유효한 신분으로 체류 중인 F-1 유학생이 일반적인 신분변경 방식으로 H-1B를 신청하는 전형적 경로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모든 신규 H-1B 비용이 갑자기 크게 늘었다’고 이해하면 과도한 해석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비용 이슈가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국 밖 인력을 바로 데려오는 채용이나, 영사통보가 필요한 특정 케이스는 예전보다 비용 부담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이 역시 공식 발표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법률업계 해설에 근거한 시장 영향 분석에 가깝지만,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과 그렇지 않은 소규모 조직의 실행력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보스턴 지역과의 연결성도 크다. 보스턴은 대학, 병원, 바이오, 엔지니어링, 데이터, 로보틱스, 핀테크,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가 함께 있는 시장이다. 대학이나 일부 비영리 연구기관은 캡 면제 경로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일반 민간기업 취업을 노리는 유학생 다수는 여전히 H-1B 캡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케임브리지와 보스턴의 초기 단계 스타트업, 소규모 연구기반 회사, 시드·시리즈A 단계 기업은 빅테크나 대형 금융사처럼 높은 초봉을 쉽게 제시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는 같은 외국인 채용이라도 어떤 회사는 스폰서를 계속 유지하고, 어떤 회사는 채용 문턱을 더 높이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유학생에게 가장 현실적인 변화는 지원 전략의 우선순위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추첨의 무작위성이 워낙 커서 기업 규모, 연봉, 직무 레벨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느껴졌다면, 이제는 포지션의 임금 수준과 숙련도 정의가 결과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단순히 “스폰서를 해주는 회사”를 찾는 접근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회사의 보상 수준, 실제 근무지의 임금 기준, 해당 직무가 어느 정도의 전문성과 책임을 요구하는지까지 함께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다.

보스턴의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을 수 있는 영역도 읽힌다. 예를 들어 데이터 엔지니어링, 머신러닝 인프라, 클라우드 플랫폼, 보안, 바이오·헬스테크의 데이터 거버넌스, 규제 대응과 연결된 기술 역할은 기업이 높은 숙련도와 사업상 필요성을 설명하기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반대로 반복적 운영 지원이나 범용성이 높은 엔트리 포지션은 제도 변화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는 특정 직무의 승패를 단정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용주가 어떤 포지션을 더 설득력 있게 스폰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무적 차이를 말한다.

현직 직장인에게는 또 다른 신호가 있다. 이번 변화가 곧바로 전체 채용 확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이 외국인 채용을 계속하더라도, 더 적은 인원에게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흐름은 강화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폰서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다기보다, 스폰서를 줄 수 있는 직무 설명과 보상 체계가 더 정교해질 가능성이 있다. 보스턴의 바이오, 디지털헬스,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역할이 단순 운영 보조가 아니라 제품화, 데이터 품질 관리, 모델 검증, 임상·규제 연계, 고객사 도입처럼 고부가가치 기능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대목은 AI 도입 흐름과도 맞물린다. 최근 기업들은 반복 업무 자동화에는 적극적이지만, 동시에 AI를 실제 업무 흐름에 붙이고 결과를 검증하며 규제와 고객 요구에 맞게 운영하는 역할은 더 선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AI가 사람의 일을 전부 줄인다는 식의 단순한 해석보다는, AI와 함께 늘어나는 역할이 무엇인지 보는 편이 보스턴의 취업시장 현실에 더 가깝다. 특히 헬스케어, 바이오, 금융,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처럼 규제와 정확성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이 흐름이 더 뚜렷하다.

이직 준비자에게는 회사 유형 비교가 더 중요해졌다. 연봉이 높은 회사가 무조건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H-1B를 고려해야 하는 지원자라면, 보상 수준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하는 회사, 이미 외국인 채용 경험이 있는 회사, 이민 로펌과의 협업 체계가 있는 회사가 실무적으로 더 예측 가능할 수 있다. 반대로 기술력이나 성장성은 좋아 보여도 인사·법무 체계가 약한 초기 스타트업은 오퍼 이후 단계에서 변수가 생기기 쉽다. 보스턴처럼 연구 기반 인재가 많은 도시에서는 이런 차이가 실제 채용 속도와 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OPT와 STEM OPT를 사용하는 독자라면 선발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일정표를 함께 봐야 한다. Fragomen은 선발된 경우에도 청원서 제출 시점과 현재 체류 신분, EAD 만료 시점이 중요하다고 짚고 있다. 특히 OPT 만료가 빠른 사람은 캡갭 적용과 신분변경 일정이 촘촘하게 연결될 수 있다. 다만 개인별 결론은 현재 신분, 해외 체류 여부, 청원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론만으로 단정하기보다 고용주 측 이민 절차 담당자나 자문과 일정 및 제출 방식을 미리 맞춰보는 편이 안전하다.

창업이나 스타트업 취업을 고민하는 독자에게는 이번 시즌이 다소 냉정한 메시지를 준다. 이번 제도는 자금력과 임금 경쟁력이 약한 작은 회사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렇다고 스타트업 경로가 바로 막힌 것은 아니다. 다만 초기 기업에 합류하려면 비자 지원 경험, 연봉 수준, 후속 투자 여력, 미국 내 법무·인사 운영 체계가 있는지를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보스턴의 딥테크, 바이오 툴링, 연구소 스핀아웃 기업들은 기술력뿐 아니라 채용 실행력까지 평가받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번 H-1B 시즌이 보여주는 변화는 비자 제도 일정 자체보다, 미국 전문직 채용시장이 외국인 인력을 어떻게 선별하려 하는지에 더 가깝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1차 선발 완료와 접수 일정, 그리고 새 선발 제도의 시행이다. 그 위에 얹히는 시장 영향은 Reuters와 Fragomen 같은 법률·실무 해설을 바탕으로 한 분석 영역이다. 그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의 외국인 채용 문이 닫혔다기보다 더 높은 임금, 더 선명한 직무 정의, 더 강한 운영 체계를 가진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보스턴 한인 유학생과 직장인에게 중요한 것은 불안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포지션이 어느 임금대와 숙련도 수준으로 설명되는지, 목표 회사가 실제 스폰서 경험과 실행 체계를 갖췄는지, 그리고 AI 도입 이후에도 사람이 맡아야 하는 고부가가치 역할로 경력을 옮겨가고 있는지를 차분히 점검하는 일이다. 당장 바뀐 것은 선발 방식이지만, 장기적으로 더 크게 바뀌는 것은 외국인 채용의 평가 기준 자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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