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의약품 관세 최대 100% 발표…한국산은 일부 품목 15% 적용
미국 백악관이 4월 2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특허의약품과 관련 원료 수입에 대한 새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모든 한국산 의약품에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허가 살아 있는 의약품과 관련 원료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제네릭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는 현 시점에서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백악관 발표의 핵심은 관세 구조가 단일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는 대상 품목에 100%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했지만, 미국 내 생산 이전 계획을 승인받은 기업에는 20% 세율을 적용하고, 최종적으로 가격·생산·연구개발 관련 협상을 체결했거나 협상 중인 기업에는 현재 무관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한국, 일본, 유럽연합, 스위스·리히텐슈타인에는 기존 약정을 반영한 별도 세율이 병존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번 조치 전체가 아니라, 관세 대상이 된 한국산 특허의약품과 관련 원료에 대해 15% 세율이 적용되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번 발표에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품목 구분이다. 백악관은 특허의약품과 관련 원료를 국가안보 차원의 관리 대상으로 보면서도, 제네릭 의약품과 그 관련 성분, 바이오시밀러는 이번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 기업들의 대미 수출과 위탁생산 사업에서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생산 서비스 비중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사 제목처럼 모든 한국산 의약품이 15%를 적용받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일부 특허품목 중심 조치로 보는 편이 실제 구조에 가깝다.
한국 정부도 4월 3일 산업통상자원부 참고자료를 통해 백악관 발표 내용을 안내했다. 다만 실제 부담은 품목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기업별로 미국 정부와 가격 협상이나 생산 이전 계획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적용 세율이 달라질 수 있고, 향후 세부 집행 기준과 예외 인정 범위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 정부는 공급망 안정과 자국 내 생산기반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로이터는 스위스 제약업계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생산과 공급망, 연구개발, 환자 접근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AP통신도 기업별 협상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은 제도 발표 단계인 만큼, 비용 증가나 가격 변화가 어느 정도 나타날지는 후속 협상과 시행 세칙을 더 지켜봐야 한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이 지역이 병원, 대학, 제약사, 바이오벤처가 밀집한 대표적 생명과학 클러스터이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생명과학 업계 단체인 MassBio도 이 지역을 세계적 바이오 허브로 소개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과 협력 중인 연구자나 업계 종사자, 관련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도 미국 의약품 통상정책의 변화는 단순한 무역 뉴스가 아니라 연구개발과 생산 전략 논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볼 필요가 있다. 다만 보스턴 현지 투자나 공급망 비용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단계가 아니어서, 현 시점에서는 직접적 파급효과를 단정하기보다 관련 업계가 후속 지침을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편이 신중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조치는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일괄 충격을 주는 형태라기보다 특허의약품 중심으로 선별 적용되는 정책에 가깝다. 한국산 특허의약품에는 15%라는 완충 장치가 있지만, 기업별 협상에 따라 20%나 무관세 예외가 함께 존재하는 구조여서 단순 비교만으로 부담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는 미국 상무부와 보건복지부가 기업별 협상과 세부 집행 기준을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그리고 제네릭·바이오시밀러 비대상 원칙이 유지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