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시민권 증명 투표법안 공론전 시작…신규 등록·우편투표 규칙 논쟁 커져
미국 상원 공화당이 17일(현지시간) 시민권 증명을 요구하는 ‘SAVE America Act’를 둘러싼 공론전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의회 최우선 과제로 밀고 있는 법안이지만, 상원 문턱을 넘으려면 60표가 필요해 현재로서는 실제 법제화 가능성보다 정치적 쟁점화의 성격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안의 핵심은 연방선거 유권자 등록 절차를 더 엄격하게 바꾸는 데 있다. 새로 등록하는 유권자는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며, 법안 문안에는 미국 여권, 출생증명서, 일부 군 복무 관련 서류 등이 예시로 담겼다. 많은 주의 일반 운전면허증은 시민권 표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단독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서 먼저 구분해 볼 부분은 ‘등록 요건’과 ‘투표 시 신분 확인 요건’이 서로 다른 조항이라는 점이다. 등록 단계에서는 시민권 증명 서류 제출이 중심이고, 별도로 투표 단계에서는 전국 단위의 사진 신분증 요건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우편투표의 경우에는 투표용지와 함께 유효한 사진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4자리와 주 정부가 마련한 확인서류를 함께 내는 대체 방식이 법안 문안에 적시돼 있다.
또 법안에는 각 주가 유권자 명부 정보를 국토안보부와 대조해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요건을 지키지 않고 등록을 처리한 선거 관리자를 상대로 제재나 소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반면 연방선거에서 비시민권자 투표는 이미 불법이고 실제 적발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번 논쟁에서 함께 언급되지만 구분해서 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를 더 폭넓게 제한하는 내용과 트랜스젠더 관련 다른 정책 조항을 추가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다만 이런 요구는 현재 법안의 핵심 본문과는 별도의 정치적 추가 요구로 보는 것이 맞다. 등록 단계의 시민권 증명 의무, 투표 단계의 신분 확인 확대, 우편투표 시 신분증 사본 또는 사회보장번호 마지막 4자리와 확인서류 제출 같은 조항이 현재 논쟁의 중심인 법안 내용이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은 지금 당장 매사추세츠의 유권자 등록 절차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법안은 아직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고, 현행 주 선거 절차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향후 법안이 다시 힘을 받을 경우, 처음 유권자 등록을 하려는 시민권자나 이사·개명 등으로 등록 정보를 바꿔야 하는 시민권자는 여권이나 출생증명서처럼 시민권을 입증할 수 있는 기본 서류 준비 여부가 실무적인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반대로 유학생과 영주권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는 연방선거 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상원 공론전은 실제 제도 변경 그 자체라기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정치권이 유권자 자격 확인과 투표 접근성의 균형을 어디에 둘지를 놓고 다시 충돌하는 장면에 가깝다. 보스턴 지역 한인 사회에서는 당장 절차 변경을 전제로 움직이기보다, 상원 표결 향방과 매사추세츠 선거 당국의 후속 안내가 나오는지를 차분히 확인하는 편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