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고위급 대화 재가동…APEC·FTA 후속 협상 논의
이재명 대통령은 8월 20일 방한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전략적 소통을 당부했다. 같은 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왕 부장의 회담도 열리면서 2021년 12월 이후 중단됐던 양국 고위급 안보 대화가 약 5년 만에 다시 가동됐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신뢰를 토대로 경제·통상 분야의 호혜적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도 한중 관계가 안정적인 발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며, 2027년 수교 35주년을 앞두고 양국 정상 간 합의의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양국의 접근 방식에 차이도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남북 대화 재개와 단계적·실용적인 비핵화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북미 대화는 당사국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도 제시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왕 부장은 이른바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새로운 관세 인하나 시장 개방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보스턴 지역 한인에게 곧바로 적용되는 비자나 여행 제도의 변화도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서비스·투자 협상이 진전되면 한국 기업의 중국 사업과 공급망, 전문서비스 시장 진출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련 전공을 공부하는 한인 직장인과 유학생에게도 중장기적인 산업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
미중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안보 협력과 대중 경제 관계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당장은 고위급 대화가 다시 시작됐다는 점이 확인된 성과다. 앞으로 이 채널이 정례적으로 운영되는지, 11월 APEC을 계기로 정상회담과 구체적인 경제 합의가 마련되는지가 후속 관전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