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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브로드컴, 2,000억 달러 규모 AI 반도체 협력 추진…보스턴이 볼 ‘맞춤형 칩’ 수요

작성자: Daniel Lee · 07/26/26

삼성전자와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이 2030년까지 2,000억 달러를 웃도는 규모의 AI 반도체 협력을 추진한다.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이던 AI 인프라 경쟁이 특정 서비스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을 함께 설계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은 7월 25일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향후 5년간 협력 규모가 2,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브로드컴의 차세대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브로드컴 제품에 삼성의 2나노미터 이하 공정을 적용하고, 2.3D·2.5D 집적을 비롯한 첨단 패키징 기술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파운드는 다른 기업이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사업이며, 첨단 패키징은 여러 종류의 칩과 메모리를 짧고 빠르게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번 협력의 중심에는 맞춤형 AI 반도체가 있다. 브로드컴은 특정 고객과 업무에 맞춰 설계하는 주문형 반도체, 즉 ASIC 분야의 주요 기업이다. ASIC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처리할 수 있는 범용 GPU와 달리 정해진 계산을 빠르고 전력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AI 모델의 학습과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체 가속기를 확대하면서 칩 설계, 메모리, 생산 공정과 패키징을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 공급망의 가치도 커지고 있다.

다만 발표된 2,000억 달러를 확정 매출이나 집행이 보장된 투자액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번 문서는 최종 구매계약이 아니라 협력 방향과 예상 범위를 담은 MOU다. 실제 계약 규모와 시기는 고객 주문, 삼성의 첨단 공정 수율, HBM 공급 능력,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와 제품 개발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2나노 이하 공정의 안정성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확보, 냉각 비용도 장기 사업화를 좌우할 변수다.

같은 시기 SK그룹과 엔비디아도 5,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최대 2기가와트 규모의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의 HBM4를 탑재한 엔비디아 베라 루빈 시스템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 LOI 역시 세부 구매와 투자 집행을 모두 확정한 계약은 아니다. 기업별 발표 금액을 단순 합산해 시장 규모로 받아들이기보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개발에서 메모리·네트워크·패키징·전력·데이터센터 운영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매사추세츠에도 연결점이 있다. 주 정부 인력계획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매사추세츠에는 반도체 관련 사업장 65곳과 종사자 1만4,458명이 있어 미국 내 7위 규모로 집계됐다. 국방부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커먼스 사업에 선정된 북동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연합에도 매사추세츠 소재 기관 90곳이 참여한 것으로 주 정부 계획에 기록돼 있다. 대형 생산공장뿐 아니라 칩 설계, 포토닉스, 방위·통신용 반도체, 연구개발과 인력교육이 지역 생태계의 주요 축이라는 의미다.

이번 발표가 보스턴권의 즉각적인 대규모 채용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생산 투자의 상당 부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조 거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맞춤형 칩이 늘어나면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ASIC 설계, 설계 검증, 고속 인터커넥트, 열·전력 관리, 첨단 패키징과 반도체 테스트처럼 설계와 실제 시스템을 연결하는 역량의 중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 직군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서로 다른 AI 가속기가 확산되면 모델을 각 하드웨어에서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컴파일러, 연산 커널 최적화, 성능 측정, 분산 추론과 클라우드 비용 관리가 필요해진다. AI가 기존 업무를 줄이는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칩과 모델을 연결하고 성능·비용·안정성을 검증하는 역할이 함께 늘어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에게는 ‘AI 경험’이라는 넓은 표현보다 구체적인 시스템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 실용적이다. 같은 모델을 서로 다른 가속기에서 실행해 처리속도와 비용을 비교하거나, 하드웨어 제약을 반영해 추론 서비스를 최적화한 프로젝트가 한 예다. 전기·컴퓨터공학 전공자는 RTL 설계, 검증, EDA 도구, 칩렛과 패키징을 연결할 수 있고, 컴퓨터과학 전공자는 병렬처리, 컴파일러, 분산 추론과 시스템 프로파일링 역량을 함께 제시할 수 있다.

산업 성장과 취업비자 스폰서십은 별도로 봐야 한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기업이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해도 모든 직무가 H-1B나 영주권 지원 대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지원자는 해당 직무의 현재 스폰서 정책과 근무지, 수출통제·보안 관련 제한, 채용 일정, OPT·STEM OPT 적용 가능성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체류 신분과 일정에 관한 판단은 학교 담당부서나 자격을 갖춘 전문가의 개별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창업 측면에서는 거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보다 설계 자동화, 패키징 검사, 광통신, 냉각, 전력 최적화와 공급망 관리처럼 병목을 줄이는 기술이 보스턴 생태계와 만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반도체 스타트업은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자본 부담이 크다. 기술 성능뿐 아니라 검증 고객과 양산 파트너를 얼마나 이른 단계에서 확보하는지가 사업 지속성을 가르는 요소가 된다.

삼성과 브로드컴의 MOU는 AI 반도체 시장이 GPU 물량 확보 경쟁에서 서비스 목적에 맞는 칩과 메모리·패키징을 함께 최적화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스턴권에서 지켜볼 지표는 발표 금액 자체보다 MOU가 실제 생산계약으로 전환되는지, 지역 반도체 기업의 수주와 채용이 변하는지, 대학의 연구 성과가 상용 시스템과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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