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부, 빅테크와 AI·고용 데이터 공유…세부 공개 방식은 아직 미정
미국 노동부가 OpenAI, 구글, 메타, 아마존 등 주요 기술기업과 AI 도입 및 고용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기존 정부 통계를 기업의 실제 AI 활용 정보로 보완하려는 시도지만, 산업·직무·경력 단계별 분석이나 외부 공개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키스 손덜링 미 노동부 장관 대행은 8월 26일 Axios에 주요 기술기업들과 데이터 공유 협력을 맺었다고 밝혔다. 노동부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기업들이 AI를 현재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적용 범위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손덜링 대행은 7월 인준 청문회에서도 기업과 노동조합으로부터 AI 활용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LS가 이를 검토해 AI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직업훈련 예산을 필요한 지역에 배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협력은 실업률이나 전체 취업자 수처럼 변화가 발생한 뒤 집계되는 지표에 기업의 도입 현황을 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참여 기업별 제공 항목과 갱신 주기, 익명화 기준, 외부 공개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기업 자료에는 각사의 사업전략과 분류 기준이 반영될 수 있어, 정부 통계와 결합할 때 공통된 정의와 검증 절차를 마련하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AI와 고용의 관계도 전체 일자리 수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BLS는 2024년부터 2034년까지 데이터 과학자 고용이 33.5%, 정보보안 분석가는 28.5%,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일부 반복 업무의 인력 수요를 낮출 수 있는 한편, 데이터 구축과 보안, 모델 운영, 제품 통합을 담당하는 직무에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신입 노동시장에서는 보다 신중하게 볼 신호도 나타났다.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가 ADP 급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22~25세의 고용은 2026년 6월 기준으로 노출도가 낮은 직종과 같은 속도로 증가했다고 가정한 수준보다 약 19% 낮았다. 격차는 해고 증가보다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를 통해 주로 나타났으며, 경력자에게서는 비슷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를 AI의 인과 효과로 확정하지 않았다. 교육 수준을 반영하면 격차가 줄어들고, 일부 추세는 생성형 AI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도 나타났으며, ADP 표본을 미국 전체 노동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기업의 실제 도입 자료를 확보하려는 배경도 기존 통계와 개별 연구만으로는 이런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번 데이터 공유가 H-1B, OPT 또는 STEM OPT 규정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의 대학·연구기관을 거쳐 첫 직장을 찾는 유학생에게는 전체 테크 채용 규모만큼 초급 직무의 업무 구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 정형화된 코딩이나 문서 요약, 기본 분석만을 별도 업무로 맡기는 자리는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AI 결과를 제품이나 연구 과정에 연결하고 정확성·보안·규제 요건을 점검하는 업무에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이 필요하다.
보스턴권에서는 바이오인포매틱스, 의료 AI, 사이버보안, 로보틱스처럼 기술과 산업 지식을 함께 사용하는 분야가 이러한 변화와 직접 연결된다. 취업 준비자는 AI 도구 사용 경험만 나열하기보다 어떤 데이터로 결과를 검증했는지, 오류와 개인정보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업무시간이나 품질을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편이 실무 역량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자 지원이 필요한 지원자는 채용공고의 스폰서십 문구와 함께 고용주의 과거 지원 경험, 직무의 지속 가능성, 전공과 업무의 연관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 비자 요건과 선택지는 개인의 학력·신분·고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별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현직자에게도 단순한 AI 사용 능력보다 업무 절차를 다시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모델 평가, 데이터 품질 관리, 보안 통제, 고객 업무에 맞춘 시스템 통합은 AI 도입과 함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역할이다. 스타트업이나 창업을 검토하는 독자라면 AI 기능 자체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 관리, 결과 검증, 기존 시스템 연동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장 달라지는 것은 기업의 채용 기준이나 취업비자 제도가 아니라 정부가 AI의 고용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민간 자료를 보완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협력이 실질적인 노동시장 지표가 되려면 향후 자료가 산업·직무·경력 단계별로 비교 가능한 형태로 정리되는지, 기업 자료의 검증과 공개 기준이 마련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소수 빅테크의 정보가 바이오·로보틱스와 중소기업 비중이 큰 보스턴 노동시장을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지도 별도의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