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허위정보 대응법 시행, 해외 한인도 정보 환경 변화 주목
한국에서 허위·조작 정보 유통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이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언론사와 대형 온라인 채널이 허위 또는 조작된 정보를 유포해 피해를 일으킨 경우, 법원이 실제 손해의 최대 5배까지 배상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법원이 허위 또는 조작 정보라고 확인한 내용을 두 차례 넘게 다시 유포한 경우 한국의 미디어 규제기관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넘는 대형 인터넷 플랫폼에는 신고된 허위 정보에 대해 삭제나 계정 정지 등 조치를 취할 의무도 부과될 수 있다.
이번 법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허위 정보 대응과 표현의 자유 보호 사이의 균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허위 정보와 악의적 조작 콘텐츠가 민주주의와 공론장을 해칠 수 있다며 법의 필요성을 설명해 왔다. 반면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법 문구가 충분히 명확하지 않을 경우 공직자, 정치인, 대기업에 대한 비판 보도나 공익적 문제 제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의 미디어 규제기관은 공익적 보도는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고된 콘텐츠가 허위 또는 조작 정보인지 판단하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언론계 일부에서는 플랫폼이 법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민감한 콘텐츠를 과도하게 삭제할 가능성도 지적하고 있다.
이 법은 2025년 12월 24일 국회를 통과한 뒤 약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됐다. 배경에는 2024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치적 허위 정보 논란이 커진 한국 사회의 변화가 있다. 다만 실제 영향은 앞으로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판단하는지, 플랫폼과 규제기관이 어느 범위까지 조치를 취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도 이 변화는 간접적으로 중요하다. 보스턴의 유학생, 연구자, 직장인, 학부모들은 한국 뉴스를 포털, 유튜브, 카카오톡 대화방,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한국 언론사와 온라인 채널이 법적 위험을 의식해 표현 방식이나 해설 범위를 조정하면, 해외에서 접하는 한국 뉴스의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보스턴 거주자에게 이 법이 곧바로 생활 규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 관련 콘텐츠를 운영하거나 한국 내 독자를 대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에는 법 적용 가능성을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정치·사회 이슈를 공유할 때는 원출처, 날짜, 공식 발표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더 중요해졌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26년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을 180개국 중 47위로 평가했다. 프리덤하우스는 2026년 보고서에서 한국을 ‘자유’ 국가로 분류하면서도 언론인이 권력자 관련 보도에서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법의 평가는 시행 초기의 논쟁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앞으로 실제 판례와 플랫폼 대응 방식이 한국의 정보 환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