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제재 둘러싼 한미 규제 논쟁
한국 정부가 7월 2일 미 하원 사법위원회의 쿠팡 관련 보고서에 공식 반박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 당국이 미국 증시 상장 기업인 쿠팡을 차별적으로 조사·규제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외교부는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국내법 집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논쟁의 출발점은 2025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쿠팡에 총 6,246억8천만 원, 미화 약 4억 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 금액은 개인정보 유출 관련 제재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보도된 세부 내역상 유출 관련 약 4,235억 원과 이용자 외부 웹 활동 데이터 수집 등 다른 개인정보 처리 위반 관련 약 2,011억 원을 포함합니다.
당국은 이 사건으로 3,300만 명의 쿠팡 고객을 포함해 3,700만 명 이상과 관련된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쿠팡이 법정 신고 시한인 72시간 안에 유출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고, 전 직원이 탈취한 보안키로 고객 계정에 접근할 수 있었던 점을 문제로 봤습니다.
미 하원 사법위원회는 35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한국 당국의 조사가 과도했고,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보고서가 쿠팡 측의 일방적 주장만 반영했다며, 한국 정부의 조사와 제재는 관련 국내법에 따라 차별 없이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쿠팡은 과징금 결정에 대해 시정 노력과 설명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를 통해 다투겠다는 입장입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사안은 두 가지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첫째, 한국에 가족과 생활 기반을 둔 교민·유학생 중에는 쿠팡이나 한국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름, 연락처, 주소 등 생활 정보가 유출될 경우 사칭 메시지나 보이스피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국 계정의 비밀번호 변경과 결제·배송 알림 확인이 필요합니다.
둘째, 이번 사안은 한미 경제 관계에서 기술 기업 규제가 점점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쿠팡은 시애틀에 본사를 둔 미국 상장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은 한국에서 발생합니다. 개인정보 보호, 플랫폼 책임, 해외 상장 기업의 국내법 적용 범위가 한미 통상 논의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법률·투자 분야에 있는 한인 독자들에게도 관련성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핵심은 한국 정부와 미국 의회가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틀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은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법 집행을 강조하고, 미국 쪽 보고서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규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쿠팡의 행정소송 등 후속 절차와 이 문제가 한미 통상 협의로 확대될지 여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