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빅테크 차별 논란에 “비차별 원칙 이행”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계 디지털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일부 미 하원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관련 조사는 기업 국적과 관계없이 국내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는 2026년 4월 23일, 한미 정상 간 합의가 담긴 공동 팩트시트에 따라 미국 디지털 기업이 한국에서 차별적 조치나 불필요한 장벽을 겪지 않도록 하는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쿠팡 관련 조사와 조치도 국내법과 적법 절차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미국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 애플, 구글, 메타 등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25년 11월 드러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이 과도하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쿠팡 사안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디지털 통상 문제가 겹쳐 있는 사안이다. 쿠팡은 한국에서 주로 사업을 하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플랫폼 규제가 미국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지가 한미 경제 관계의 민감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2025년 11월, 무단 접근으로 3,370만 고객 계정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배송지, 일부 주문 내역이 노출됐지만 결제정보와 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당시 피해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들에게 피싱 사기 등에 유의할 것을 안내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도 이 사안은 생활과 연결된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과 배송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유학생, 연구자, 교민은 한국 휴대전화 번호나 이메일로 오는 피싱 문자와 계정 보안 문제를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에 머물면서 한국 서비스를 사용하는 경우, 본인 인증이나 고객센터 대응이 지연될 수 있어 비밀번호 변경, 2단계 인증, 의심 링크 차단 같은 기본 보안 점검이 중요하다.
또 하나의 의미는 한미 기술·투자 환경이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에는 한국계 유학생, 연구자, 스타트업 종사자, 빅테크·바이오·AI 분야 인력이 많다. 한국과 미국 사이의 디지털 규제 갈등이 커질 경우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데이터 보호,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AI 서비스 관련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확인된 입장은 한국 외교부가 쿠팡 문제를 안보 협의와 분리해 다루겠다고 밝힌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한 규제 적용 사이의 균형이다. 한국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이용자 보호를 진행해야 하고, 미국 의회 일부는 자국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차별받지 않는지를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쿠팡 조사 결과, 한국의 플랫폼 규제 논의, 그리고 한미 간 디지털 통상 협의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