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파키스탄, 이란 전쟁 휴전 촉구…호르무즈 정상 항행 복원 공동 요구
중국과 파키스탄이 31일 이란 전쟁과 관련해 즉각적인 휴전과 조속한 평화협상 개시를 촉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민간·상선 항행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공동 입장을 내놨다. 전황 자체를 멈추는 합의는 아니지만, 전쟁 5주 차에 들어선 시점에서 주변국 외교의 초점이 교전 확대 억제와 해상 물류 복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모하마드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베이징 회동 뒤 5개 항의 공동 구상을 발표했다. 양국은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 재개, 이란과 걸프 국가들의 주권·안보 보장,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 보호, 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확보를 함께 요구했다. 특히 해협 안팎에 발이 묶인 선박과 승무원의 안전을 강조하며, 민간·상업 선박이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범위에서 이는 중국과 파키스탄의 공식 외교 제안이다. 다만 미국이나 이란, 이스라엘이 이 제안을 수용했다는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같은 흐름 속에서 중국 외교부는 최근 중국 선박 3척이 관련 당사자들과의 조율 끝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고, 일부 선박의 재통과 정황도 전해졌다. 다만 해협 운영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선박과 선원들의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최근 보도 초점이 유조선 피격, 추가 타격, 병력 증원 같은 군사 움직임에 쏠렸던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요 주변국이 휴전과 해상 통로 복원을 함께 묶어 공식 의제로 제시했다는 데 있다. 파키스탄은 앞서 중동 국가들과 외교 협의를 진행해 왔고, 이번에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를 지지하면서 보다 넓은 외교 틀을 제시한 셈이다. 전황을 단번에 바꾸는 합의는 아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에너지와 물류의 핵심 길목이라는 점에서 해상 안전 문제가 다시 외교의 중심으로 올라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보스턴 한인 독자 입장에서는 당장 생활에 직접 변화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길어지면 국제유가와 항공 연료비, 물류비,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어 항공권 가격과 생활물가에 간접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국 국무부는 현재도 이란에 대해 최고 수준인 여행 금지 경보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 내 미국 시민에게는 즉시 출국을 권고하고 있다. 또 스위스의 테헤란 보호이익대표부 창구도 현지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시 폐쇄된 상태다.
현재까지 새로 확인된 변수는 군사적 돌파구가 아니라 외교 채널의 재가동 시도다. 앞으로는 중국·파키스탄 제안에 대해 미국, 이란, 이스라엘이 어떤 공식 반응을 내놓는지,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여건이 추가로 회복되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