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Bio·SCbio, 초기 바이오 10곳 선발…보스턴 4곳은 AI와 실험 검증 연결
매사추세츠 바이오산업협회 MassBio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명과학협회 SCbio가 9월 1일 가을 ‘Drive’ 액셀러레이터에 참여할 초기 바이오기업 10곳을 발표했다. 보스턴·케임브리지 기업 4곳이 포함됐으며, AI를 신약 표적 발굴과 유전자 편집, 치료제 개발로 연결하는 기술이 두드러진다.
프로그램은 9월 14일부터 11월 6일까지 8주간 온·오프라인 혼합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비가 없고 운영기관이 기업 지분을 받지 않는 구조다. 참가 기업들은 6개 산업별 교육 과정, 매주 진행되는 맞춤형 멘토링, 투자자·업계 관계자와의 연결 기회를 제공받는다. 두 트랙 참가 기업은 10월 15일 보스턴 셰러턴 호텔에서 열리는 MassBio Align Summit에서 투자자들에게 사업을 소개할 예정이다.
MassBio가 운영하는 테크바이오 트랙에는 5곳이 선발됐다. 보스턴의 Marendis Therapeutics는 단백질 신호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암이 치료에 적응하거나 저항하는 경로를 예측한다. 역시 보스턴에 있는 Neoclease는 생성형 AI와 단백질 설계를 이용해 치료 표적별로 크기가 작은 유전자 편집 효소를 개발하고 있다.
케임브리지의 ScriptBio AI는 54만여 개 인체 관절 세포 데이터를 바탕으로 질병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표적을 찾는 ‘인과 AI’를 개발한다. 단순한 상관관계를 넘어 어떤 생물학적 변화가 질병을 일으키는지 추론하려는 접근이다. 이 밖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GUSKA는 AI와 합성 바이러스 기술을 결합한 종양용해 치료제를, 네덜란드 네이메헌의 QurieGen은 단일세포 다중오믹스 데이터와 가상 세포 모델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추진한다.
SCbio가 맡은 바이오 트랙에는 케임브리지의 Overture Therapeutics를 포함해 5곳이 참여한다. Overture는 비만과 심혈관·대사질환을 겨냥한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함께 선발된 기업은 간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BDUK Therapeutics, 신경계·대사질환용 저분자 의약품을 연구하는 애리조나 투손의 Iluminos Therapeutics, ALS 등 신경퇴행성 질환을 대상으로 유전자 치료제와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볼티모어의 Syndeo Life, 희귀 소아 신경질환 치료제를 추진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Theripio Innovations다.
전체 참가 기업의 기술은 저분자 의약품과 항체부터 유전자 편집, 유전자·세포 치료, 종양용해 바이러스까지 폭넓다. 이번 선발에서 주목할 부분은 AI 모델 자체보다 AI가 제안한 표적이나 치료 후보를 실제 실험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생성형 설계, 단일세포 분석, 인과 추론, 가상 세포 모델이 연구 속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치료제로 이어지려면 데이터 품질과 결과의 재현성, 생물학적 해석, 임상·규제 전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Drive는 2022년 출범 이후 이번 기수를 제외하고 초기 기업 70곳을 지원했다. MassBio에 따르면 졸업 기업들은 프로그램을 마친 뒤 총 1억3,700만달러를 조달하고 약 100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현재 기수까지 포함하면 지원 기업은 80곳이다. 다만 액셀러레이터 선발이 투자 유치나 채용 확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초기 바이오기업은 연구 성과와 다음 자금 조달 시점에 따라 인력 계획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보스턴 지역 취업 준비생에게 이번 명단은 당장의 채용 규모보다 앞으로 필요한 역할의 조합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생물정보학과 머신러닝뿐 아니라 단일세포 데이터 처리, 단백질 공학, 실험 자동화, 연구 데이터 관리, 임상·규제 전략, 제약사와의 사업개발 역량이 함께 요구되는 구조다. AI가 연구자의 판단을 일방적으로 대체하기보다 계산 결과를 실험으로 검증하고 개발 단계로 넘기는 역할이 늘어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현직자나 이직 준비자는 채용 공고에 적힌 ‘AI’라는 표현만 보기보다 회사가 독자적인 데이터를 보유했는지, 실험 인프라를 확보했는지, 치료 후보가 어느 개발 단계에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자금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뜻하는 ‘런웨이’와 다음 자금 조달 목표도 초기 기업에서 역할의 우선순위와 고용 안정성을 가늠하는 단서다.
OPT나 취업비자 지원이 필요한 유학생은 액셀러레이터 참여와 비자 스폰서십 가능성을 별개로 확인하는 편이 적절하다. E-Verify 참여 여부, STEM OPT 고용 요건, 과거 스폰서십 경험과 향후 방침을 채용 절차 초기에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제도 적용은 개인의 체류 신분과 고용 형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 이번 프로그램만으로 보스턴 지역 고용이 크게 늘어날지는 판단하기 이르다. 장기적으로는 계산과학, 실험생물학, 임상 개발을 한 조직 안에서 연결할 수 있는 인재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 살펴볼 변수는 10월 투자자 발표 이후의 후속 자금 조달, 치료 후보의 실험 검증 진전, 그리고 참가 기업의 사업화 계획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