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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 기업의 격차, 보스턴 구직자는 ‘도구 사용’보다 ‘업무 재설계’를 봐야 한다

작성자: Daniel Lee · 07/06/26

미국 기업들의 AI 도입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실제 성과는 기업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챗봇, 코딩 보조도구, AI 에이전트 같은 기술을 들여놓는 것만으로는 고용이나 생산성 개선이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회사가 업무 흐름과 인력 운영을 함께 바꾸고 있는지다. Ramp와 Revelio Labs가 미국 기업 약 2만2천 곳의 AI 지출과 고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AI에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투자를 한 기업은 도입 후 24개월 동안 전체 인력이 10% 이상 늘었고, 초급 인력도 12% 증가했다. 이 분석에서 고강도 AI 도입 기업은 사용자당 월평균 약 34달러를 AI에 지출한 기업으로, 가볍게 AI 도구를 쓰는 기업과 구분됐다.

반면 AI 도구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모든 회사가 같은 효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Business Insider가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성과가 난 기업들은 AI 구독료를 늘린 데 그치지 않고 조직 변화, 내부 학습, 업무 방식 조정을 함께 진행한 경우가 많았다. 쉽게 말해 AI를 ‘새 소프트웨어’로만 본 회사와,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짜는 계기로 삼은 회사 사이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Boston Consulting Group 조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BCG의 ‘AI at Work’ 조사에서 사무직 현장 직원의 74%는 AI를 매일 또는 주 여러 차례 사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AI를 자주 쓰는 직원 중 66%는 AI로 절약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한적이거나 거의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58%는 그 시간을 더 전략적인 업무에 재투자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도구는 퍼졌지만, 조직이 그 도구를 업무 성과로 연결하는 방법을 아직 충분히 정리하지 못한 셈이다.

이 흐름은 ‘AI가 일자리를 줄인다’ 또는 ‘AI가 고용을 늘린다’는 단순한 결론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AI 도구라도 회사가 성과 지표, 보안 기준, 데이터 접근 권한, 승인 절차, 직원 교육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여러 단계를 계획하고 실행하도록 설계된 소프트웨어를 뜻하지만,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검토하며 책임 소재를 관리해야 한다.

빅테크 경영진의 메시지도 조금씩 조정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 6일 주요 테크 기업 리더들이 지난해보다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감소 전망을 덜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Y-Parthenon 조사에서는 AI 투자로 큰 폭의 인력 감축이 있을 것으로 보는 CEO 비율이 2025년 1월 약 46%에서 올해 5월 20%로 낮아졌다. 이는 AI의 고용 영향이 사라졌다는 뜻이라기보다, 기업들이 자동화만으로는 충분한 성과를 내기 어렵고 사람의 판단과 운영 역량이 계속 필요하다는 점을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미국 기업의 AI 사용률 자체는 계속 오르고 있다. MarketWatch가 인용한 미국 인구조사국 Business Trends and Outlook Survey 기준으로 2026년 6월 미국 기업의 AI 사용률은 20.6%였고, 연말에는 24%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Goldman Sachs 분석은 AI의 노동시장 영향이 아직은 “보이지만 좁다”고 평가했다. 마케팅, 그래픽 디자인, 고객서비스, 일부 테크 직무처럼 활용 사례가 비교적 분명한 영역에서는 압력이 나타나지만, 전체 실업률과 AI 도입 사이의 통계적으로 뚜렷한 연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보스턴권 독자에게 중요한 지점은 이 변화가 채용 기준을 바꾼다는 점이다. 보스턴은 대학, 병원, 바이오테크, 금융, 컨설팅, 클라우드·사이버보안 기업이 촘촘히 연결된 시장이다. 이 지역 기업이 AI를 도입할 때 필요한 인력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쓰는 사람만이 아니다. 병원 업무 흐름을 이해하는 데이터 담당자, 임상·연구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는 거버넌스 인력, 실험실과 소프트웨어 팀을 연결하는 제품 담당자, AI 결과를 검증하는 품질·보안 인력, 고객사 현장에 시스템을 붙이는 솔루션 엔지니어 수요가 함께 생긴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에게는 이력서의 표현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ChatGPT, Claude, Copilot을 사용해봤다는 문장만으로는 차별화가 약해지고 있다. 대신 어떤 반복 업무를 줄였는지, 결과를 어떻게 검증했는지, 개인정보나 연구 데이터 같은 민감한 정보를 어떻게 다뤘는지, 사람의 승인 절차를 어디에 넣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OPT나 STEM OPT 기간에 첫 직장을 찾는 경우에는 회사가 AI 도구를 쓰는지뿐 아니라 초급 인력을 실제로 훈련시키는 구조가 있는지, 주니어 역할이 단순 반복 업무에 머무는지, 팀 안에서 검증·운영·도메인 이해를 배울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H-1B 등 취업비자를 염두에 둔 독자도 이 흐름을 일반 정보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다. 비자 스폰서십 여부는 회사 정책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단정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채용 기회를 볼 때 스폰서십 가능성만 따로 떼어 보기보다, 팀의 예산 안정성, 해당 직무가 AI 도입 이후 어떤 책임을 맡는지, 회사가 인력 감축 중심인지 업무 재설계 중심인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같은 ‘AI 도입 기업’이라도 어떤 곳은 자동화로 인원을 줄이고, 어떤 곳은 AI를 활용해 더 많은 프로젝트를 처리하려고 사람을 뽑는다.

현직자에게는 ‘AI를 쓸 줄 안다’보다 ‘AI를 업무 성과로 연결한다’는 표현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보고서 초안을 빨리 쓰는 수준을 넘어 반복되는 고객 문의를 분류해 응답 시간을 줄였는지, 코드 리뷰나 데이터 검증 절차를 개선했는지, 실험 결과 해석에서 오류 가능성을 낮췄는지처럼 측정 가능한 사례가 필요하다. 보스턴의 바이오·헬스케어·금융 분야에서는 규제와 보안이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AI 활용 능력은 데이터 관리, 감사 추적, 모델 평가, 리스크 설명 능력과 묶여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창업이나 스타트업 취업을 생각하는 독자에게도 메시지는 비슷하다. 시장은 더 이상 ‘AI 기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객사는 비용이 줄었는지, 처리 속도나 매출에 변화가 있는지, 기존 시스템과 안전하게 연결되는지, 직원들이 실제로 쓰는지 확인하려 한다. AI 스타트업에서 일하려는 사람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고객 도입, 보안 검토, 데이터 연동, 현장 교육을 이해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

지금 당장 바뀌는 것은 AI 사용 경험이 점차 기본 기대치로 내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봐야 할 변수는 기업들이 AI로 절약한 시간을 어디에 다시 투자하느냐다. 보스턴 구직자와 직장인은 AI가 어떤 직무를 줄일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어떤 조직이 AI를 통해 더 많은 일을 하려 하는지, 그 과정에서 사람에게 남는 판단·검증·조정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 채용시장의 핵심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도구를 실제 업무 구조 안에 넣어 성과와 책임으로 연결하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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