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합의
G7 정상들이 프랑스 에비앙 정상회의에서 희토류,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공동 대응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인공지능 장비, 재생에너지 설비에 필요한 원료를 특정 국가나 단일 공급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G7은 6월 17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희토류와 영구자석 분야의 단일 공급자 의존도를 2030년까지 60% 미만으로 낮추고, 이후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50%까지 줄이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리튬과 니켈은 원산지 추적과 시장 정보 공유 체계를 우선 적용할 광물로 정했고, 이후 매년 다섯 개 광물로 대상을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합의에는 국제에너지기구와 OECD의 역할도 포함됐습니다. 두 기관은 시장 왜곡이나 공급 차질 가능성을 조기에 파악하고, 회원국들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G7은 또 광물 생산, 정제, 재활용, 비축 체계까지 함께 다루겠다고 밝혀 단순한 수입선 변경을 넘어 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다시 설계하려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배경에는 중국의 광물·제조 공급망 영향력이 있습니다. AP는 중국의 지난해 전 세계 무역 흑자가 1조2천억 달러에 달했고, 미국의 관세 장벽 이후 중국산 제품이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 더 많이 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장비 같은 고부가 제조업에서 경쟁이 커지면서 유럽과 미국은 공급망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점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G7 회원국은 아니지만, 배터리와 반도체, 전기차 부품 분야에서 세계 공급망과 깊게 연결돼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온 만큼, 핵심광물 조달 기준과 추적 규칙이 강화되면 원가, 생산 일정, 투자 지역 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의 대학 연구실, 클린테크 스타트업, 배터리·로봇·AI 관련 기업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한인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핵심광물은 연구 장비, 배터리 소재, 전력 저장 기술, 반도체 장비와 맞닿아 있어 향후 연구비, 기업 투자, 채용 수요, 기술 협력 방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합의가 곧바로 소비자 가격이나 제품 공급을 바꾼다는 뜻은 아닙니다. 광산 개발, 정제 시설 확충, 재활용 체계 구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민간 투자도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G7의 후속 조치가 실제 투자와 무역 규정으로 이어지는지, 한국 기업과 미국 내 연구·제조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게 되는지가 중요한 관전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