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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고용 논쟁, ‘대체’보다 채용 문턱 변화를 봐야 한다

작성자: Daniel Lee · 06/19/26

AI가 미국 일자리를 빠르게 없애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고용 지표와 민간 감원 자료는 조금 더 복합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전체 고용시장은 아직 급격히 무너진 모습은 아니지만, 테크와 일부 화이트칼라 직무에서는 기업들이 AI를 이유로 인력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보스턴권 한인 직장인과 유학생에게 중요한 질문은 ‘AI가 직업을 없애는가’에 그치지 않고, ‘어떤 채용 문턱이 높아지고 어떤 역할이 새로 중요해지는가’에 가깝다.

미 노동통계국이 6월 5일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17만2천 개 늘었고, 실업률은 4.3%로 유지됐다. 레저·숙박, 지방정부, 헬스케어에서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금융 부문은 2만2천 개 줄었다. 정보업과 전문·비즈니스 서비스는 큰 변화가 없었다. 즉, 미국 노동시장은 전체적으로는 버티고 있지만, 테크·금융·전문직 구직자가 체감하는 분위기는 업종별로 다를 수 있다.

예일 버짓랩 분석을 인용한 6월 19일 보도도 비슷한 방향을 짚었다. 생성형 AI 확산 이후 미국 고용과 실업률 변화에서 대규모 일자리 소멸을 뒷받침하는 뚜렷한 연결고리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해석이 ‘AI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AI는 이미 업무의 구성, 신입에게 맡기는 일의 범위, 기업이 인력을 배치하는 기준을 바꾸고 있다.

민간 감원 자료에서는 AI가 더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감원 발표는 9만7,006건이었고, 기술 업종 감원은 3만8,242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감원 사유 중 AI로 분류된 건수는 3만8,579건으로, 5월 전체 감원의 약 40%에 해당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매사추세츠의 5월 감원 발표도 6,288건, 올해 누적 1만2,154건으로 집계돼 보스턴권 고용시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다만 기업이 감원 사유로 AI를 언급했다고 해서 해당 직무가 모두 AI로 대체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경기 불확실성, 비용 절감, 조직 재편, 인수합병, 수익성 압박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AI는 실제 자동화 도구이면서 동시에 예산 재배분과 조직 축소를 설명하는 언어로 쓰이기도 한다. 이 차이를 구분해야 고용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하지 않을 수 있다.

보스턴권 독자에게는 지역 산업 구조가 중요하다. 보스턴은 소프트웨어 기업만의 시장이 아니라 바이오테크, 헬스케어, 로보틱스, 금융·보험, 대학 연구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생태계다. 이런 산업에서는 AI 도구를 단순히 사용할 줄 아는 능력보다 데이터 품질 관리, 개인정보와 보안 이해, 규제 대응, 연구·의료·금융 같은 도메인 지식을 AI 결과물과 연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만든 초안을 그대로 쓰는 사람보다, 그 결과가 실제 업무 기준에 맞는지 검증하고 책임 있게 적용하는 사람이 더 필요해지는 흐름이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에게는 신입 채용 방식 변화가 특히 민감하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연구진은 6월 1일 글에서 젊은 대졸자 실업률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원격근무 확산을 들었다. 이 분석은 원격근무가 젊은 대졸자 실업률 증가분의 64%를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신입 직원은 현장 피드백과 멘토링을 통해 배우는 부분이 큰데, 분산 근무 환경에서는 기업이 훈련 비용을 부담하기보다 바로 투입 가능한 경험자를 선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OPT, STEM OPT, H-1B를 염두에 둔 지원자라면 이 변화는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비자 스폰서십 여부는 회사 정책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기업이 더 선별적으로 채용할수록 ‘배울 의지가 있다’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학교 프로젝트라도 실제 데이터, 사용자 문제, 연구실 또는 인턴십 결과물, 팀 협업 경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AI 도구를 썼다면 단순 사용 경험보다 어떤 오류를 잡았고, 어떤 기준으로 결과물을 개선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직자에게도 변화는 단순한 자동화 공포보다 역할 재설계에 가깝다. 고객지원, 마케팅 운영, 금융 분석, 소프트웨어 테스트처럼 반복 업무가 많은 영역에서는 AI가 초안 작성, 분류, 요약, 코드 보조를 맡는 일이 늘고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남는 일은 예외 처리, 책임 있는 판단, 보안 검토, 이해관계자 조율, 모델 결과의 오류를 찾아내는 업무로 이동하고 있다. ‘AI를 쓸 줄 안다’는 표현보다 ‘AI 결과를 업무 기준에 맞게 검증하고 배포할 수 있다’는 설명이 더 실무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직을 준비하는 독자는 회사 유형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AI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은 고급 연구, 플랫폼, 데이터센터, 보안 역량을 계속 찾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반 소프트웨어 기업은 기존 SaaS, 즉 사용 좌석 수에 따라 돈을 받는 소프트웨어 모델의 수익성을 다시 따지며 자동화 효과를 숫자로 증명하려 할 수 있다. 병원, 보험, 제약, 제조, 대학 연구소와 연결된 보스턴권 직무에서는 AI 자체 개발보다 안전한 도입, 데이터 거버넌스, 규제 대응, 현장 업무 개선 경험이 더 현실적인 진입점이 될 수 있다.

창업 관심자에게도 시사점은 있다. AI 기능을 붙였다는 설명만으로 투자자나 고객을 설득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 고객은 비용 절감, 품질 개선, 보안,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을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 특히 보스턴처럼 헬스케어·바이오·연구기관 비중이 큰 지역에서는 규제와 데이터 신뢰성을 다루는 능력이 제품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흐름은 AI가 고용시장을 한 방향으로 밀어붙인다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다. 전체 고용은 유지되고 있지만 테크와 일부 화이트칼라 직무는 더 선별적으로 바뀌고 있고, 신입에게는 원격근무와 멘토링 부족이라는 별도 장벽도 존재한다. 앞으로 봐야 할 변수는 기업들이 AI 투자 비용을 얼마나 오래 감당할지, 실제 생산성 개선이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될지, 그리고 보스턴권 기업들이 신입과 이민자 인재를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고 채용할지다. 독자 입장에서는 AI 대체론 자체보다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도메인 지식과 검증 능력을 함께 보여주는 준비가 더 현실적인 대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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