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 속 1인 창업 증가, 보스턴 스타트업 일자리의 기준도 달라진다
나스닥 경제연구소가 미국 신규 사업 신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초 이후 1인 사업자 성격의 신규 신청이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향후 직원을 고용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 신청은 거의 정체돼 있었다. AI 도구의 확산이 창업 문턱을 낮추는 흐름과 맞물려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채용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봐야 한다는 신호다.
나스닥 경제연구소는 6월 9일 공개한 분석에서 미국 인구조사국의 Business Formation Statistics를 바탕으로 최근 사업 신청 증가의 상당 부분이 작은 팀 또는 1인 운영 형태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통계는 미국 내 신규 사업 신청과 실제 사업 형성 흐름을 비교적 빠르게 보여주는 지표로, 창업과 고용의 선행 신호를 읽을 때 자주 활용된다.
나스닥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초 이후 고용 계획이 뚜렷하지 않은 신규 사업 신청은 20% 이상 늘었지만, 직원을 고용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high-propensity 신청은 거의 평평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기술, 금융, 전문서비스처럼 AI 활용률이 높은 업종이 2025년 2월 이후 해당 신청 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제시됐다.
여기서 말하는 1인 사업자는 단순히 개인 가게만 뜻하지 않는다. 개인사업자, 1인 LLC, 프리랜서, 독립 컨설턴트, 온라인 판매자처럼 당장 급여를 지급할 직원이 없거나 향후 1년 안에 고용 계획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은 사업체가 포함된다. 일부는 시간이 지나며 직원을 고용할 수 있지만, 신청 단계에서는 전통적인 의미의 채용 확대 신호와 구분된다.
나스닥은 이 흐름이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코딩 도구의 발전 시기와 맞물린다고 봤다. 에이전틱 코딩은 단순 자동완성을 넘어 웹사이트 구축, 고객 이메일 작성, 마케팅 문구 생성, 간단한 제품 기능 구현처럼 여러 단계를 AI가 이어서 처리하는 도구를 말한다. 창업자가 과거에는 외주나 초기 직원을 통해 처리하던 일을 낮은 비용으로 시험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 증가분을 모두 AI 효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나스닥 분석도 일부 증가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세금 신고 기준 변화에 맞춰 사업체 등록을 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짚었다. 특히 이커머스와 개인 판매 영역의 신청 증가는 AI보다 신고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 확인된 사실은 1인 성격의 사업 신청이 늘었다는 점이고, AI가 그중 어느 정도를 실제로 설명하는지는 앞으로 더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변화가 보스턴권 독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는 MIT, 하버드, 노스이스턴, 보스턴대 등 대학 연구 인력과 바이오, 로보틱스, 핀테크,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촘촘하게 연결된 지역이다. 이곳의 창업 생태계는 공동창업자, 초기 엔지니어, 연구자, 사업개발 인력이 팀을 이뤄 움직이는 방식이 강했다. AI 도구가 초기 제품 기획, 프로토타입 제작, 고객 응대, 데이터 정리의 비용을 낮추면, 창업 초기 팀의 규모가 더 작아질 수 있다.
취업 준비생에게는 초기 스타트업의 채용문이 단순히 넓어진다고 보기보다 역할 기준이 바뀔 가능성을 봐야 한다. 예전에는 주니어 개발자나 운영 인력이 맡던 반복 작업 일부를 창업자와 소수 핵심 인력이 AI로 처리할 수 있다. 대신 시장 검증, 고객 인터뷰, 규제 이해, 보안 검토, 데이터 품질 관리, AI 결과물 검증처럼 도구를 실제 업무 결과로 바꾸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단순히 AI를 써봤다는 경험보다, 어떤 업무에서 비용과 시간을 줄였고 어떤 오류를 확인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현직 직장인에게는 부업이나 독립 컨설팅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는 의미도 있다. 보스턴의 전문직, 연구직, 소프트웨어 인력은 특정 산업 지식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AI를 활용하면 작은 SaaS 제품, 데이터 자동화 서비스, 연구실·병원·중소기업 대상 업무 도구를 시험해보는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창업이 쉬워졌다는 말은 사업 운영이 쉬워졌다는 뜻은 아니다. 고객 확보, 계약, 개인정보 보호, 지식재산권, 회계와 세금 문제는 여전히 사람의 판단과 전문가 검토가 필요한 영역이다.
유학생과 취업비자를 고려하는 독자에게는 더 조심스러운 해석이 필요하다. 1인 창업이나 초기 스타트업 합류는 커리어 경험으로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OPT, STEM OPT, H-1B 스폰서십은 고용 구조와 회사의 행정 역량에 영향을 받는다. 작은 회사일수록 비자 스폰서 경험, 급여 지급 안정성, 직무 설명의 명확성, 이민 변호사와의 협업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일반 정보 차원의 점검 포인트이며, 개인별 비자 판단은 학교 국제학생 오피스나 이민 전문가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창업 관심자에게는 AI로 혼자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보다 어떤 문제를 혼자 검증할 수 있는가가 더 실용적인 질문이다. 보스턴권에서는 바이오, 헬스케어, 교육, 로보틱스, 금융처럼 규제와 현장 지식이 중요한 산업이 많다. 이런 분야에서는 AI가 사업계획서와 데모를 빠르게 만들 수 있어도, 실제 고객 데이터 접근, 임상·보안·컴플라이언스, 현장 운영 이해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작은 팀일수록 기술보다 문제 정의와 신뢰 구축이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다.
나스닥 분석은 AI가 대기업 업무 자동화뿐 아니라, 존재하지 않았던 작은 사업체를 만들 수 있는 생산성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동시에 고용 없는 창업이 늘어날 경우, 과거처럼 스타트업 붐이 곧바로 일자리 붐으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보스턴의 취업 준비생과 현직자는 AI 도구 사용 능력 자체보다, 작은 조직에서 제품·고객·운영을 함께 이해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이력과 포트폴리오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봐야 할 변수는 이 1인 사업체들이 실제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AI 활용률이 높은 산업에서 어떤 직무가 새로 생겨나는지다. 지금 당장 확인되는 변화는 창업 신청의 형태가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는 그 작은 사업체들이 보스턴권의 연구·기술 생태계와 어떻게 연결되고, 일자리의 수보다 역할의 내용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