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로보택시 재조정, 자율주행 일자리는 ‘차량 소프트웨어 운영’으로 이동한다
제너럴모터스(GM)가 로보택시 사업에서 한발 물러난 뒤에도 자율주행 경쟁에서 완전히 빠지지는 않겠다는 방향을 다시 설명했다. 핵심은 과거 Cruise처럼 별도 로보택시 회사를 대규모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 차량에 들어가는 운전자 보조 기능과 차량용 AI 소프트웨어를 먼저 키우는 전략이다.
Business Insider가 6월 14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GM 최고제품책임자 스털링 앤더슨은 회사가 고속도로 주행처럼 제한된 영역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넓히고, 시간이 지나면 그 운행 범위가 로보택시 서비스와 겹칠 수 있다고 말했다. GM은 현재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뗄 수 있는 Super Cruise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8년에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의 시선 개입을 더 줄이는 ‘eyes-off’ 기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흐름은 GM이 2024년 말 Cruise 로보택시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중단한 결정과 연결된다. AP 보도에 따르면 GM은 Cruise의 기술팀을 자사 기술 조직과 결합해 개인 차량용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Cruise는 GM이 2016년 지배 지분을 인수한 뒤 100억 달러가 넘는 영업손실을 냈고, 매출은 5억 달러 미만에 그쳤다는 GM 주주 보고서 기반 수치도 제시됐다.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자율주행 산업의 무게중심은 ‘시연 가능한 기술’에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운영’으로 옮겨가고 있다. 로보택시는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고정밀 지도, 원격지원, 보험, 규제 대응, 승객 안전 절차가 함께 맞물려야 하는 사업이다. 기술이 제한된 구간에서 작동하더라도 도시마다 다른 도로 환경과 규제, 차량 유지비, 사고 책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규모 서비스로 확장하기 어렵다.
보스턴 독자에게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지역 산업과 직접 닿아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Motional은 현대차그룹이 다수 지분을 가진 자율주행 기업으로, 2026년 3월 Uber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전기 IONIQ 5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운전석에 안전요원이 탑승하지만,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차량 안에 사람이 없는 완전 무인 서비스 전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otional은 과거 시범 프로그램을 통해 13만 회 이상의 자율주행 탑승 경험을 쌓았다고 설명한다.
유학생과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는 ‘자율주행=순수 AI 연구직’이라는 시각을 조금 넓힐 필요가 있다. 실제 채용 수요는 머신러닝 모델 개발뿐 아니라 센서 데이터 처리, 시뮬레이션,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안전 검증, 원격 관제, 지도 데이터 운영, 규제 문서화, 품질 관리까지 걸쳐 있다. 로보택시가 실제 도시에서 운행되려면 모델 정확도만이 아니라 장애 상황을 추적하고, 사고 가능성을 줄이며, 고객 경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 중요해진다.
현직 엔지니어와 이직 준비자에게는 ‘AI를 만든다’보다 ‘AI가 들어간 제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는 역량이 더 분명한 신호다. GM이 2022년형 이후 Cadillac, Chevrolet, Buick, GMC 차량 중 Google built-in을 갖춘 미국 내 약 400만 대를 대상으로 Google Gemini 기반 차량 내 AI 업데이트를 순차 배포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가 하드웨어 판매로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클라우드 연결을 통해 계속 바뀌는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다.
보스턴권의 로보틱스, 클라우드, 보안, 데이터 인프라 인력이 자동차·모빌리티 기업과 만날 수 있는 접점도 이 지점에서 생긴다. 직무 키워드로는 ADAS, autonomy stack, perception, sensor fusion, simulation, verification and validation, fleet operations, over-the-air update, vehicle cybersecurity 등이 눈에 띈다. 같은 자율주행 분야라도 연구 조직, 양산 소프트웨어 조직, 운영 조직의 일은 다르기 때문에 채용공고의 제품 단계와 근무지 조건을 함께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비자 이슈가 있는 독자라면 회사의 스폰서십 여부를 직무별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자율주행과 차량 소프트웨어 분야는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가 많지만, 기업마다 채용 속도와 스폰서십 정책, 원격근무 가능 여부, 근무지 요구가 다르다. OPT나 STEM OPT를 활용하는 유학생은 로보틱스 스타트업, 자동차 소프트웨어 공급사, 클라우드·지도·시뮬레이션 업체까지 후보군을 넓혀 볼 수 있다. 다만 개인별 이민·비자 판단은 학교 국제학생 오피스나 전문 변호사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창업 관심자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자율주행 시장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투자자는 과거보다 더 구체적인 비용 구조와 안전 검증 데이터를 요구한다. ‘언젠가 모든 도로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된다’는 이야기보다, 특정 구역·특정 차량·특정 업무에서 비용을 줄이거나 안전성을 높이는 솔루션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스턴의 대학 연구실, 로보틱스 인재, 병원·물류·캠퍼스 같은 제한된 운행 환경은 이런 실험을 하기 좋은 기반이 될 수 있다.
당장 바뀌는 것은 GM이 곧바로 대규모 로보택시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뜻이 아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자율주행을 포기하기보다, 소비자 차량의 운전자 보조 기능과 차량 내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단계적으로 사업성을 확인하려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볼 변수는 Motional과 다른 사업자들이 2026년 말까지 완전 무인 서비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대하는지, GM의 2028년 eyes-off 계획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직무가 새로 열리고 어떤 직무가 줄어드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