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경제학자의 신중론, AI 채용시장은 ‘대량 대체’보다 ‘선별 재편’에 가깝다
구글 딥마인드의 경제학자가 AI가 이미 광범위한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아직 뚜렷한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업들이 AI 도입에 뒤처져 보이지 않기 위해 감원을 선택하는 ‘연쇄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경고했다. 보스턴권 테크 인력과 유학생에게 중요한 신호는 AI가 일자리를 한꺼번에 대체한다는 단순한 결론보다, 기업들이 어떤 직무를 줄이고 어떤 역량을 새로 요구하는지에 있다.
Business Insider는 6월 10일 구글 딥마인드의 AGI 경제학 디렉터이자 시카고대 교수인 알렉스 이마스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넓은 범위의 화이트칼라 ‘대량 실직’을 보여주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처럼 AI 노출도가 높은 분야에서도 광범위한 고용 붕괴가 확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 발언은 AI가 고용시장에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6월 4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5월에 9만7,006건의 감원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테크 부문은 3만8,242건으로 가장 컸고, 올해 들어 테크 부문의 발표 감원 규모는 12만3,65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같은 보고서는 5월 발표 감원 중 AI가 언급된 규모가 3만8,579건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은 ‘감원 발표’와 ‘실제 순고용’이다. 미 노동통계국(BLS)의 5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17만2,000개 늘었고 실업률은 4.3%로 유지됐다. 정보업, 전문·비즈니스 서비스업 등 주요 산업의 고용도 한 달 사이 큰 변화는 없었다. 전체 노동시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테크 기업 내부에서는 비용 구조와 직무 구성이 빠르게 다시 짜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보스턴권 독자에게 이 흐름은 특히 현실적인 의미가 있다. 보스턴은 순수 빅테크 본사 도시는 아니지만, 케임브리지와 켄달스퀘어를 중심으로 AI 연구, 클라우드, 바이오테크, 디지털헬스, 로보틱스, 사이버보안 인력이 촘촘히 연결된 지역이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때 단순히 모델을 쓰는 데서 끝나지 않고, 병원 데이터, 임상 연구, 금융 규정, 보안 요구, 대학 연구성과를 실제 업무에 붙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줄어드는 업무와 새로 늘어나는 업무가 갈린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에게는 ‘AI를 쓸 수 있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해지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더 설득력 있는 포인트는 특정 분야의 문제를 AI 도구와 데이터로 어떻게 줄였는지, 결과를 어떻게 검증했는지, 개인정보나 보안 리스크를 어떻게 다뤘는지다. 예를 들어 바이오·헬스케어 쪽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품질, 재현성, 규제 이해가 중요하고, SaaS나 핀테크 쪽은 고객 업무흐름을 자동화하되 오류와 책임 소재를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현직자에게도 신호는 분명하다. 기업들이 AI 예산을 늘리는 동안 일부 조직은 채용 동결, 성과 기준 강화, 중복 직무 축소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있는 역할은 단순 산출물을 반복 생산하는 업무보다 AI 결과물을 업무 시스템에 연결하고, 품질을 평가하고, 비용을 통제하고, 보안·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맞추는 역할이다. AI 에이전트는 여러 도구를 오가며 일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하지만, 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권한 설정, 로그 관리, 예외 처리, 사람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비자 스폰서십을 고려하는 독자라면 채용 공고의 기술 키워드뿐 아니라 회사의 재무상태, 최근 감원 여부, 스폰서십 이력, 직무의 장기 필요성을 함께 봐야 한다. H-1B나 OPT, STEM OPT 관련 판단은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일반 정보로만 접근해야 하지만, 고용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퍼 수락 전 역할 범위와 팀의 사업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과정은 더 중요해진다.
이직 준비자는 AI를 ‘별도 기술’로만 보지 않는 편이 현실적이다. 앞으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키워드는 데이터 엔지니어링, MLOps, AI 평가, 보안,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도메인별 자동화, 제품 운영이다. 특히 보스턴에서는 바이오·의료·교육·로보틱스처럼 규제가 있거나 현장 지식이 필요한 분야에서 AI를 실무에 맞게 조정하는 인력이 더 주목받을 수 있다.
이번 딥마인드 경제학자의 발언은 AI 고용 논쟁을 조금 더 차분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신호다. 대량 실직이라는 단어만 따라가면 실제 채용시장의 세부 변화를 놓치기 쉽고, 반대로 AI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것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지금 확인되는 변화는 기업들이 AI를 명분과 도구로 삼아 조직을 더 작고 빠르게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보스턴권 독자에게 필요한 준비는 공포에 가까운 전환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업무를 AI 시대의 성과·검증·책임 구조 안에서 설명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