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수지원협정 논의 확인, 한국은 신중한 입장
한국과 일본 국방장관이 군수지원협정, 즉 ACSA 가능성을 논의한 사실이 5월 31일 확인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계기 회동 이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한국 정부는 국민적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ACSA는 군이 긴급 상황이나 공동 훈련 때 연료, 식량, 수송, 탄약 등 군수 물자와 서비스를 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입니다. 미국과 동맹국 사이에서도 활용되는 실무적 군사협력 장치지만, 한일 간에는 역사 문제와 한반도 안보 민감성이 함께 얽혀 있어 쉽게 다뤄지기 어려운 주제입니다.
안 장관은 전날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양자 회담을 한 뒤 기자들에게 ACSA 관련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양국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문제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도 함께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협정은 시기상조이며 공식 검토 중인 사안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별도 발표에서 두 장관이 지역 정세와 국방 교류 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이즈미 방위상의 조기 방한을 위한 조율을 진전시키기로 했고, 한일 양국이 오는 6월 약 9년 만에 인도주의적 수색·구조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일 및 한미일 국방협력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도 재확인됐습니다.
이번 논의는 한일 관계가 안보 분야에서 실무 협력을 조금씩 넓혀가는 흐름 속에서 나왔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국을 둘러싼 역내 긴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맞물리면서 워싱턴은 한미일 협력을 중요한 안보 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내에서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정부가 여론과 국회 논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은 사안입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뉴스가 당장 비자, 항공, 유학 행정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공동 동맹이라는 점에서 한일 국방협력의 폭은 앞으로 미국의 아시아 안보 정책, 한반도 위기관리, 방산·기술 협력 논의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 가족을 둔 교민, 국제정치와 안보 분야를 공부하는 유학생, 한미 관계를 지켜보는 한인 사회에는 장기적으로 살펴볼 흐름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핵심은 ‘논의는 있었지만 공식 추진 단계는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앞으로는 고이즈미 방위상의 방한 여부, 6월 수색·구조 훈련 진행 상황, 그리고 한국 정부가 ACSA를 실제 정책 의제로 올릴지 여부가 차분히 지켜볼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