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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AI 일자리 행정명령, 보스턴 채용시장에도 보내는 신호

작성자: Daniel Lee · 05/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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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가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더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대응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당장 감원을 막는 규제라기보다, AI 도입으로 채용과 직무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 조기에 파악하고 실직자 지원, 재교육, 기업 책임 기준을 검토하겠다는 정책 신호에 가깝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5월 21일 AI가 근로자, 중소기업, 지역사회에 미칠 경제적 영향을 다루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명령에는 AI 관련 노동시장 충격을 추적할 데이터 체계, 조기 경고 지표, 고용보험 접근성 확대, 실직자 전환 지원, 직업훈련 개편, 근로자 소유 모델 검토 등이 포함됐다. 캘리포니아 노동·인력개발 당국은 대학, 업계, 노동 전문가들과 함께 AI가 노동시장에 주는 영향을 검토하고, 대규모 해고 사전통지 제도인 WARN Act를 AI 시대에 맞게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도 살피게 된다.

이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캘리포니아가 미국 AI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 때문이다. 주정부는 세계 상위 50개 민간 AI 기업 가운데 33곳이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의 정책이 곧바로 전국 규칙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는 고용 관행과 규제 논의는 다른 주와 기업 인사 정책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배경에는 최근 테크 업계 감원과 AI 투자 확대가 있다. 전직 지원업체 Challenger, Gray & Christmas의 5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4월에 8만3,387명의 감원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AI가 사유로 언급된 감원은 2만1,490명으로 전체의 26%였다. 2026년 들어 4월까지 AI 관련 감원은 4만9,135명으로 집계됐다. 기술 업종만 보면 4월 감원 발표가 3만3,361명, 연초 이후 8만5,411명에 달했다.

다만 이 수치를 “AI가 사람을 그대로 대체했다”는 뜻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기업들은 AI 투자 비용, 경기 불확실성, 조직 효율화, 과거 과잉채용 조정 등을 함께 이유로 들고 있다. CBS News가 5월 22일 보도한 것처럼 전문가들은 공개 감원보다 덜 드러나는 변화, 특히 주니어와 엔트리 레벨 채용 약화에 더 주목한다. 회사가 기존 직원을 줄이지 않더라도 신규 직무를 열지 않거나 채용 속도를 늦추면 졸업 예정자와 경력 초반 인력에는 체감 충격이 커질 수 있다.

보스턴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먼 지역의 뉴스로만 보기 어렵다. 보스턴은 대학, 바이오, 소프트웨어, 금융, 컨설팅,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이 밀집한 지식노동 중심 도시다. Tufts University 산하 Digital Planet 연구를 다룬 Boston.com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는 AI로 인한 일자리 대체 위험 비중이 7.35%로 미국 주 가운데 가장 높게 추정됐다. Greater Boston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시장조사·마케팅 분석가, 경영분석가, 고객지원 직무 등이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로 언급됐다.

지역 기업 분위기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KPMG가 보스턴 지역 기업 리더 81명을 조사한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91%는 외부 채용 필요를 줄이기 위해 기존 직원의 AI 역량 향상에 투자한다고 답했다. 86%는 채용에서 AI 역량을 우선한다고 했고, 52%는 엔트리 레벨 채용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89%는 직원들이 여러 AI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AI 에이전트란 반복 업무를 스스로 실행하거나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도구를 뜻한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에게 중요한 점은 “AI 전공자만 유리하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다. 첫 직무의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더 현실적이다. 기업은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산출물을 기대하면서, 데이터 정리, 품질 검증, 자동화 워크플로 설계, AI 결과물 리뷰 같은 역량을 신입에게도 요구할 수 있다. OPT, STEM OPT, H-1B 스폰서십을 고려하는 독자는 채용공고에서 직무 내용뿐 아니라 스폰서십 가능 여부, 시작 시점, 내부 전환 가능성, 원격·하이브리드 조건을 더 일찍 확인하는 편이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이는 개인별 이민 판단이 아니라 채용 일정과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기본 점검에 가깝다.

현직자에게는 “내 업무가 사라질까”보다 “내 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측정되고 재설계되는가”가 더 구체적인 질문이다. 기업이 AI 도입을 이유로 외부 채용을 줄인다면 기존 직원에게는 AI 도구 사용 능력뿐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고, 결과물 오류를 검증하고, 보안·개인정보·규제 리스크를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보스턴의 바이오·헬스케어·핀테크 분야에서는 데이터 품질, 임상·규제 맥락, 사이버보안, 모델 검증 같은 역할이 AI 활용과 함께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창업 관심자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캘리포니아 행정명령은 AI 스타트업이 단순히 “인력을 줄인다”는 메시지만으로 시장을 설득하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AI 제품이 어떤 업무를 자동화하는지, 어떤 직무 전환을 돕는지, 고객사가 노동·데이터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까지 설명하는 기업이 더 신뢰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 보스턴에서 새로운 법적 의무가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움직임은 AI 고용 충격을 기업 내부의 인사 문제가 아니라 공공정책과 노동시장 데이터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스턴의 한인 직장인과 유학생에게 필요한 대응은 과장된 불안보다 채용 구조 변화를 꾸준히 읽는 일이다. 채용공고에서 AI 역량이 어느 수준으로 요구되는지, 회사가 신입 채용을 줄이고 경력직·내부 재교육으로 돌리는지, 비자 스폰서십과 직무 안정성이 어떤 조건에서 달라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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