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속 한국 유조선, 다섯 번째로 홍해 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으로 향하는 원유를 실은 우리 선박이 우회 항로인 홍해를 통과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5월 23일 오후 4시 기준 다섯 번째 한국 선박이 홍해를 안전하게 지나 국내로 원유를 운송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선박은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선박이 홍해 우회로를 이용한 것은 지난달 중순이 처음이었고, 첫 번째 유조선은 5월 7일 전남 여수 GS칼텍스 원유 부두에 도착했습니다. 해수부는 항해 중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안전 정보 제공, 선사·선박과의 소통 채널 운영을 통해 선박과 선원 안전을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에너지 물류가 지나는 핵심 통로입니다. AP통신은 미국 군 당국이 오만만에서 이란 국적 유조선을 승선 검색했다고 보도하며,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해상 봉쇄 상황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은행은 5월 7일 자료에서 중동 지역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 차질이 국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3월 글로벌 석유 공급이 하루 1,010만 배럴 줄어든 배경으로 호르무즈 통항 차질뿐 아니라 중동 에너지 인프라 공격, 탱커 운항 제한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세계은행은 브렌트유 가격이 3월 말까지 약 65% 상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원유 도입로 확보가 물가와 산업 전반에 연결됩니다. 다만 홍해 역시 단순히 안전한 대체 항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홍해는 예멘 후티 세력 활동 지역으로, 정부는 선박 운항 안전을 계속 점검하고 있습니다. 외교부도 5월 4일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우리 선사 운용 선박에서 폭발·화재가 발생한 뒤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선원 안전과 현지 공관 협조 체계를 점검했습니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도 이 소식은 멀리 있는 해상 물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 항공권, 한국 방문 비용, 한국산 제품의 배송비와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 가족을 둔 유학생과 거주민, 소규모 수입·유통업을 하는 한인 사업자는 에너지 가격과 항공·물류비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흐름은 한국 정부가 홍해 우회 항로를 활용해 원유 수급 차질을 줄이려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여부, 미국·이란 간 협의 상황, 홍해 항로의 안전 관리가 에너지 가격과 물류비의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