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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로펌의 AI 도입, 보스턴 전문직 초년생의 ‘첫 업무’를 바꾸고 있다

작성자: Daniel Lee · 05/03/26

미국 대형 로펌에서 생성형 AI가 법률 리서치, 문서 검토, 초안 작성 같은 초년생 업무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Axios는 5월 2일 대형 로펌의 주니어 어소시에이트와 서머 어소시에이트가 맡아온 반복 업무가 AI 워크플로로 옮겨가면서, 법조계의 기존 훈련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단순한 감원 여부가 아니라 초기 경력자가 무엇을 하며 실무 감각을 배울 것인가의 변화다.

대형 로펌은 전통적으로 소수의 파트너와 다수의 주니어 변호사로 구성된 피라미드형 모델로 운영돼 왔다. 주니어 변호사는 판례 조사, 계약서 검토, 문서 정리, 메모 초안 작성 같은 일을 맡으며 고객에게 청구 가능한 시간을 만들었다. 동시에 이 반복 업무는 신입 변호사가 사실관계, 논리, 리스크 판단을 익히는 훈련 과정이기도 했다.

AI 도입은 이미 실험 단계를 넘어섰다. A&O Shearman은 Harvey와 함께 반독점 신고 분석, 사이버보안, 펀드 조성, 대출 문서 검토 등 복잡한 법률 업무를 겨냥한 AI 에이전트를 발표했다.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한 번 지시하면 조사, 분류, 비교, 초안 작성처럼 여러 단계를 이어서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한다. 회사 발표에 따르면 이 도구는 내부 업무에 쓰이는 동시에 고객과 다른 로펌에도 판매되는 모델을 포함한다.

시장 배경도 약한 수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Thomson Reuters와 Georgetown Law가 1월 7일 발표한 2026년 미국 법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Am Law 100 로펌의 변호사 1인당 이익은 2019년 이후 53.7% 증가했다. 평균 로펌의 기술 투자는 9.7% 늘었고, 변호사 보상 지출도 8.2% 증가했다. 법률시장이 위축돼서라기보다 고객은 더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서비스를 요구하고, 로펌은 AI 투자와 인재 비용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직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Thomson Reuters의 2026 AI in Professional Services 보고서는 24개국 이상에서 법률, 세무·회계, 리스크, 정부 분야 전문가 1,500명 이상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40%는 소속 조직이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답했는데, 이는 전년 22%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현재 생성형 AI를 쓰는 전문가 중 80% 이상은 주 1회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고, 87%는 향후 5년 안에 생성형 AI가 업무의 중심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 이 변화는 법대생에게만 해당하는 이슈가 아니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는 바이오테크, 헬스케어, 대학 연구, 벤처투자, 사이버보안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들 산업은 특허, 라이선스 계약, 임상·규제 문서, 개인정보 보호, 투자계약, 컴플라이언스 업무와 연결된다. 법률 지식과 기술 이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법무 운영, 프라이버시, 계약 관리, 규제 대응, AI 거버넌스 같은 역할의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

유학생과 졸업 예정자는 AI가 전문직 일자리를 단순히 없앤다는 식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초년생에게 요구되는 실력의 증거는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빠른 리서치와 문서 정리 능력이 입문 실력을 보여주는 대표 신호였다면, 앞으로는 AI가 만든 결과를 검토하고 근거를 확인하며, 고객 상황에 맞게 리스크를 설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비자 스폰서십을 고려하는 지원자라면 채용 공고에서 AI 활용 경험, 데이터 보안, 고객 정보 처리, 워크플로 자동화 경험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다만 이민·비자 판단은 전공, 고용주, 직무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반적인 시장 정보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현직자에게는 업무 방어보다 업무 재설계가 현실적인 포인트다. 로펌, 컨설팅, 회계, 금융, 바이오 기업의 사무직 업무에서 AI는 초안과 요약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고객 요구를 해석하고, 규제 리스크를 판단하고, 오류 가능성을 설명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책임으로 남는다. 특히 보스턴권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서는 법률 문서와 과학·규제 문서가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단순 문서 처리보다 도메인 이해와 검증 능력이 차별점이 될 수 있다.

이직 준비자는 회사가 AI를 쓴다는 말 자체보다 사용 방식과 책임 구조를 확인하는 편이 실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어떤 데이터가 AI에 들어가는지, 결과 검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고객 동의와 보안 기준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초년생 훈련은 어떤 방식으로 바뀌는지를 면접과 리서치 과정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창업이나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법률·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줄이는 도구뿐 아니라, AI 결과를 감사하고 기록하며 고객에게 설명 가능하게 만드는 운영 도구에도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볼 만하다.

이번 변화의 관전 포인트는 채용문이 닫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대형 로펌과 전문서비스 기업이 AI로 줄어든 반복 업무를 어떤 훈련 체계로 대체하는지, 고객이 AI 사용을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요구할지 아니면 더 높은 품질과 투명성까지 함께 요구할지가 중요하다. 보스턴의 학생, 초기 경력자, 전문직 종사자에게는 AI 도구 자체보다 AI 결과를 책임 있게 다루는 실무자로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지가 점점 더 중요한 신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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