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허브 차질에 유럽 항공 수요 재편…아시아 경유 노선 역할 커져
중동 지역 항공 허브의 차질이 이어지면서 유럽행 항공 수요 일부가 서울·홍콩·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허브로 옮겨가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4월 19일(UTC) 주요 아시아 항공사들이 3월 유럽 노선에서 강한 수요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유럽 여객 매출이 1년 전보다 18% 늘었다고 밝혔고, 싱가포르항공은 유럽 노선 탑승률이 79.7%에서 93.5%로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배경에는 중동 경유 노선의 공급 차질이 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월 28일 시작된 중동 분쟁 이후 열흘 안에 중동발·중동행 노선의 가용 좌석킬로미터(ASK) 73%가 취소됐다고 분석했습니다. ASK는 단순 좌석 수가 아니라 항공사가 시장에 공급한 좌석과 운항 거리를 함께 반영하는 지표입니다. IATA는 또 아시아태평양-유럽 구간에서 중동을 경유하던 서비스의 약 80%가 영향을 받았다고 봤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분쟁 이전 에미레이트항공·카타르항공·에티하드항공은 유럽-아시아 여객 이동의 약 3분의 1을 담당했습니다. 중동 허브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항공사와 승객이 대체 경로를 빠르게 찾는 모습이 나타난 셈입니다. 싱가포르항공은 중동 허브 공급 감소에 따른 유럽행 수요 유입을 언급했고, 캐세이퍼시픽도 중동 상황으로 대체 경로 수요가 늘면서 3월과 4월 유럽 노선에 추가 편수와 공급을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변화는 보스턴 한인 독자에게도 생활상 의미가 있습니다. 여름 여행, 출장, 학회, 방학 이동처럼 한국과 유럽 일정을 함께 잡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서 바로 특정 경유지를 소비자에게 권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료를 보면, 중동을 피하는 장거리 수요가 아시아 허브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며, 그 흐름 속에서 서울 경유 노선도 상대적으로 더 자주 검토되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항공권 가격 부담도 함께 봐야 합니다. 로이터는 구글 트래블 데이터를 인용해 중동을 피하는 노선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항공권 가격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유학생과 연구자, 직장인의 경우 학회·인턴십·여름방학 이동이 몰리는 시기에는 같은 목적지라도 경유지와 항공사에 따라 운임과 좌석 상황 차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변화는 일시적 혼선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중동 허브 차질이 길어질수록 아시아 허브의 환승 기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이번 흐름의 핵심입니다. 앞으로는 중동 지역 운항 정상화 속도, 항공사들의 좌석 재배치, 그리고 여름 성수기 유럽 노선 운임 변화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